'北도발 억지에 美핵 사용' 尹 발언에 전문가들 "함부로 핵 언급 안 돼"

윤 대통령,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서 북핵 대응 구상 밝혀
양무진 "핵전쟁 시 다같이 죽어…`핵무력 법제화`와 다를 바 없어"
정성장 "北도 당연히 美에 핵 쓸 건데 미국이 감수할지 의문"
  • 등록 2022-09-18 오후 4:52:17

    수정 2022-09-18 오후 4:52:17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북핵 대응 구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공개된 인터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확장 억제라고 하는 것이 미국 영토 내에 있는 핵무기를 유사시에 사용한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북한이 핵을 도발하는 것을 억지할 수 있는 모든 패키지를 총체적으로 망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미국과 함께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과연 미국이 자신들의 본토가 직접 타격을 당하는 보복 위험까지 무릅쓰면서 한국을 지켜주겠느냐는 의구심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핵 무력 정책을 법령화해서 비핵화의 문턱은 높이고 선제적 핵 사용의 문턱을 낮췄다. 윤 대통령은 그 입장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핵을 가지고 전쟁을 하면 ‘나는 살고 너는 죽는다’가 아니라 ‘다 같이 모두가 죽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함부로 핵을 이야기 해선 안 된다. 원론적인 평화 이야기만 해도 됐다”며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탄하는 `핵무력 강화`로 갈 게 아니라 비핵화를 통해 같이 번영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국제사회의 메시지다’는 정도로 얘기를 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보수 정권에서도 정치적 압박, 경제적 제재, 외교적 고립, 군사적 억제 등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 결과는 `북한 핵 능력 고도화`였다. 이미 실패한 것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오히려 더 하겠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핵을 가진 북한을 상대로 과연 미국이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에 핵무기를 사용을 했는데 미국이 북한에 핵을 사용하면 북한은 당연히 미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미국은 (유사시 핵우산에 대해)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만 얘기하고 있는데, 구체화했을 때는 그야말로 자신들에게도 위기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에서 언급한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이라는 말도 지킬 수 없는 이야기”라고 일갈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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