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제강, 남북경협 기대로 신고가…태명실업 침목 자재 공급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북한 인프라 확충 수혜 전망
PC강연선 국내 최대 생산능력 보유…증설없이 수요 대응
국내 침목 75% 점유 태명실업도 고객사
  • 등록 2018-05-03 오전 8:55:12

    수정 2018-05-03 오전 8:55:12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PC강연선과 경강선, 도금선 등을 생산하는 동일제강(002690) 주가가 지난 2015년 상장한 이후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2018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작업을 명시하면서 동일제강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동일제강 주가는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 지난달 27일 이후로 3거래일 동안 38.24% 올랐다. 전날 장 중 한때 4795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동일제강은 1959년 설립된 회사로 PC강연선과 경강선, 도금선 등을 생산한다. 주요 납품 업종은 건설·조선·자동차·가전·기계 등이다. 주력 사업은 PC강연선과 마봉강으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PC강연선은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콘크리트와 부착력이 좋아 고속철도·철도·침목·교량 등 콘크리트 구조물의 보강재로 사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판문점선언’을 통해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데 합의했다. 남북경협에 있어서 인프라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물류망 연결 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북한의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서 공통으로 강조한 사업이다. 동해안을 따라 남북을 종단하는 동해선과 서북부를 잇는 경의선을 통해 기차와 차량 운송이 가능해지면 남북한 물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연결하기로 한 경의선은 서울에서 평양, 신의주를 거쳐 중국횡단철도(TCR)를 타고 중국 베이징까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노선이다. 북한 평라선을 거쳐 러시아로 향하는 동해선과도 연결할 수 있다. 노후화가 심하므로 보수작업이 필요하다.

동해선은 고성 제진~북한 감호까지 구간은 2007년 연결했지만 강릉~제진 110.2km 구간은 단절 상태다. 이 구간을 연결하면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동해안을 따라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까지 철도로 이어진다.

레일과 침목, 레일체결장치와 도상자갈 등은 철로를 구성하는 핵심 자재다. 한국철도시설 공단은 시공 현장 특성상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콘크리트침목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콘크리트침목은 철도 궤도공사에 레일과 도상을 연결해주는 제품으로 안정적인 열차 운행에 핵심적인 구성요소다. 10km 복선철도 시공할 때 침목은 3만 2000개가 필요하다. 콘크리트침목을 만들 때 PC 강연선이 들어간다. PC강연선은 0.8% 이상의 고탄소강 선재를 사용해 고주파 열처리를 한 제품으로 콘크리트와의 부착력이 좋고 항복점이 높으며 릴랙세이션 값이 낮은 특성이 있는 제품이다. PC 강연선을 넣으면 콘크리트 침목 수명도 길어지고 마찰력이 큰 자갈 도상과 함께 레일을 튼튼하게 붙잡고 있을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 침목시장 75%를 점유하고 있는 태명실업도 동일제강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부산산업은 태명실업 실적 개선 기대로 최근 3거래일 동안 69% 급등했다.

북한 철로 보수로 침목 수요가 늘면 동일제강 PC강연선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일제강은 현재 PC강연선은 연간 4만 5600톤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추가 증설을 하지 않더라도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매출이 늘면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

동일제강은 침목보다 고속철도 교량 분야에서 생산하는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철도 연장은 5302km로 한국의 1.47배다. 북한 철도의 98%는 단선으로 철도의 70% 이상이 일제 강점기에 건설되어 개보수 부진에 따라 침목 부식, 노반 침하, 터널·교량·기관차 노후 등으로 운행속도가 느리다. 선로를 연결해도 남한에서 고속으로 달리다 북한에서 거북이 운행을 할 수 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한다. 북에 오면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 철도 노선을 복선화·현대화·고속화 작업을 진행하면 고속철도·철도·침목·교량 등 콘크리트 구조물의 보강재 역할을 하는 PC강연선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동일제강 관계자는 “고속철도를 건설하면 교량 건설이 늘어난다”며 “교량을 건설할 때 인장강도를 높인 강연선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내 침체한 건설 경기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구체화 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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