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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의 제작사 대표로부터 촉발된 임금 체불 논란이 1인 시위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해 이 작품에서 주역으로 참여했던 배우 이덕화를 비롯해 일부 연기자와 연주자, 스태프도 임금을 다 받지 못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해당 제작사인 정철 스토리팜 대표는 지난 20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투자사로부터 돈을 빌려 1500만원 정도의 밀린 임금을 지급했다. 모두 해결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정철 대표는 작년 (메르스 여파로) 공연이 끝난 뒤 손실이 나고 사기까지 당하면서 공연 진행요원 20명을 비롯한 일부 연기자와 연주자, 스태프에 1인당 60만~100만원 안팎의 임금을 1년째 지급하지 못해왔다.
이 씨는 지난 24일부터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극센터 앞에서 ‘악극 2015년 불효자는 웁니다-공연에 참여했던 연기자와 스태프는 배고파서 웁니다’란 피켓 문구를 들고 1인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연 전까지 정철 대표가 답을 갖고 와주길 기다리고 있다. 사정이 어려운 후배들이 많다. 무시를 할 경우 공연장 앞에서의 시위까지 고려 중”이라고 했다.
또한 예술계의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문화예술계에서 이 같은 임금 체불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면서 “현재 정책적 제도를 보면 제작사가 임금을 밀렸어도 제작사 이름만 바꿔 다시 공연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구조)이다.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최근들어 표준계약서를 쓰도록 했지만 이 역시 이행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측으로부터 예술인 임금지급에 대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해 이덕화 등을 주연으로 내세워 공연한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는 중장년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TV안방스타인 고두심, 김영옥, 이종원, 안재모, 이유리 등의 초화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9월 10∼10월 3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