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베트남 보험시장 성공 키워드는 '현지화'

  • 등록 2015-11-05 오전 10:00:19

    수정 2015-11-05 오후 3:56:09

백종국(왼쪽 첫번째)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이 하노이 지점 설계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하노이·박퐁(베트남)=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 중심가에 있는 한화생명 지점에 100여명의 설계사들이 아침 일찍부터 현지 법인장의 얘기를 귀담아듣느라 여념이 없다. 고객 발굴 비법을 하나라도 놓칠까 꼼꼼히 메모해 가며 법인장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온 신경을 쏟고 있는 한 여성 설계사가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풀 타임 설계사를 하는 판 티 타잉 마이(Phan Thi Thanh Mai·44) 씨는 “부동산 임대업을 같이 하고 있지만 혼자 하는 일보다 한화생명의 가족 같은 분위기와 교육시스템 덕분에 지금은 거의 설계사 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보험설계사는 대부분 본업을 두고 파트 타임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본격적으로 보험시장이 형성된 지 20년이 채 안 돼 보험시장의 성숙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풀 타임 설계사가 늘고 있다는 게 판 티 타잉 마이씨 설명이다.

설계사 교육장을 나오니 이른 시간임에도 지점 현관 앞 상담창구에는 보험상담을 받는 가입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의류 관련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마이 티 히엔(Mai Thi Hien·48)씨는 출근 전 이곳에 들러 추가 상품 가입을 문의하고 있었다.

그는 “매달 6000만동(약 300만원)의 연금보험료를 내고 있다”며 “사업을 하고 있어 은퇴 이후를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데 한화생명의 설계사와 상품이 신뢰할 만해 추가로 상품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설계사 교육을 진행한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은 보험을 비롯한 베트남 금융시장의 성공조건에 대해 철저한 현지화를 꼽았다. 베트남 국민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시장 안착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 하노이 지점 설계사 책상의 모습. 한화생명 설계사 위촉장이 눈에 띈다. 오른쪽 위촉장에는 2014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설계사에게 주어지는 ‘톱 퍼포머스(Top Performers)’ 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백 법인장은 “베트남 생보 산업은 15년의 짧은 역사에도 인구, 경제 성장 추이, 보험 침투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시장”이라며 “베트남 국민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현지인을 대거 채용하고 그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 것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수입보험료 실적은 2009년 16억원에서 2014년 227억원으로 14배 이상 신장했으며 2015년은 6월까지 145억원으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점포 수도 2009년 5개에서 2015년 6월말 현재 호치민, 하노이, 다낭, 껀터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49개로 늘어 전국 영업망을 구축했고 13회 유지율 또한 2010년 38%에서 6월말 현재 71%로 상승했다. 설계사도 1만1041명에 달한다.

법인 인력 총 238명 가운데 주재원 3명을 제외하고 본부ㆍ지역 부서장을 포함해 모두 베트남 현지인이다. 현지 직원의 사기를 증진하는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성과에는 한화생명의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이 큰 힘이 됐다. 이날 오후 한화생명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북부 호아빈 성 까오퐁 현 박퐁지역을 찾았다. 이곳 지역주민을 위해 한화생명이 보건소를 신축해 지방정부에 기증하는 자리였다. 4월에 첫 삽을 떠 7개월여 만에 완공했다.

박퐁지역은 인구 4만5000여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기존 임시보건시설이 매우 낙후돼 치료실과 응급실 등은 있어도 위생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보건소에는 건강검진실, 응급실, 분만실, 입원실, 예방접종실 등 8개 보건시설을 모두 갖춰 종합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한화생명이 베트남 하노이 북부 호아빈 성 까오퐁 현 박퐁지역에 신축해 기증한 보건소 전경. 이곳 지역주민을 위해 한화생명이 보건소를 신축해 지방정부에 기증했다. 지난 4월에 첫 삽을 떠 7개월여만에 완공했다.
보건소 신축식에 참석한 마을주민 부이 띠 응 옥(Bui Thi Ngoc·32)씨는 “예전에는 보건소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5~6km 떨어진 병원까지 가야 했는데 이제 바로 올 수 있어 참 좋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치료와 약 처방 등을 담당하는 부이 띠 항(Bui Thi Hang·32)씨 역시 “진료실과 시설이 더 갖춰져 위생 문제도 많이 개선됐다”며 “호흡기 감염, 설사, 출산 등 더 많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보험업의 특성을 살려 저소득가정 노약자와 어린이들을 위해 건강보험증 9925장을 전달했으며 사랑의 집짓기 사업으로 벽돌집 133채를 기증했다. 베트남은 건강보험증을 개인이 매년 사들여 사용해야 하는데 취약계층은 정부가 70%를 보조하기 때문에 30%의 금액만 부담하면 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노약자와 어린이들을 위해 한화생명이 건강보험증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뿌이 반 꿘(Bui Van Quan·43) 한화생명 베트남 북동지역단장(영업본부장)은 “정부가 베트남 보험시장 성장에 관심이 많고 한화생명도 그에 발을 맞춰 철저한 현지화와 사회공헌 활동으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내 보험사 가운데 삼성생명이 국영 보험사 바오 비엣(Bao Viet)과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올해 1월 동부화재가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5위 규모의 PTI(포스트 앤드 텔레커뮤니케이션 인슈어런스)의 지분 37.32%를 인수했다. 서울보증보험이 베트남에서 첫 보증보험 사업자로 입성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신한생명도 사무소를 개설해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