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상용기자] 17일간 세계인들에게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했던 그리스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개최국 그리스에게는 영광의 시간도 잠깐이다. 기대에 못미친 올림픽 특수와 밀려드는 올림픽 비용 청구서에 그리스 정부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재정적자 해소와 올림픽 시설물 활용 및 보전 등 그리스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성공한 스포츠
오심과 편파판정 시비가 일기도 했지만 아테네 올림픽은 IOC전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와 화합의 장이 됐다.
교통불편과 통신장비 미흡도 우려만큼 심하지 않았다. 육상과 수영 등에서는 세계신기록과 올림픽 신기록이 쏟아졌다. 걱정했던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스는 훌륭히 올림픽을 치러냈다.
쟈크 로게 IOC위원장이 "아테네 올림픽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드림 게임이었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상처뿐인 영광..비용초과 GDP 2.5% 달해
그러나 잔치가 끝난 그리스 정부와 국민에게 아테네 올림픽은 당분간 악몽으로 남을 전망이다.
31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의 올림픽 비용은 70억유로(8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당초 예산 46억유로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같은 초과비용은 지난해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올 그리스정부의 재정적자규모도 EU권고치인 GDP의 3%를 크게 초과할 전망이다. 그리스 재정관료들은 올 재정적자가 GDP의 4~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CNN머니는 아테네 올림픽에 투자되는 비용이 100억유로(약 120억9000만달러)를 초과해 예산의 두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향후 재정적자를 해소하는데 몇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가 아테네 올림픽에 소요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리스 정부 산적한 숙제
코타스 카라만리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는 재정적자만이 아니다. 올림픽 경기시설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또 여기서 발생하는 보전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 대회기간 동안 건설된 1만5000호에 달하는 숙소와 지역 실내경기장은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기간 고조된 국민 사기를 경제부문으로 돌리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그러나 정부와 공무원노조는 올림픽 기간 초과근로에 대한 보상금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마찰을 빚고 있다.
정부는 대회기간 쉬지않고 일했던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에게 700~2000유로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내년도 예상 물가상승률 3%를 기준으로 책정한 이같은 보상금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국영 발전회사 PPC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공기업 직원들은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애썼다"면서 "우리는 노고에 대한 보상을 원하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