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이르면 다음달 영진약품(003520)이 기술이전한 미토콘드리아 이상질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2상 중간데이터가 공개된다. 결과에 따라 영진약품이 700억원을 넘는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될 수도 있어 기대감이 모인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스웨덴 바이오텍 앱리바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KL1333’ 임상 2상의 1단계 투약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앱리바는 24주간의 투약 데이터를 데이터독립심사위원회(DMC)에서 검토해 오는 3분기 초 중간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MC는 KL1333에 대한 연구 지속 여부 및 최종 임상 규모에 대한 권고를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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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차 환자모집이 완료돼 앱리바로부터 오는 7~8월 중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이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임상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L1333이 타깃하는 원발성 중증 미토콘드리아 이상질환은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통칭한다. 피로, 심부전, 당뇨, 운동장애, 뇌전증발작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노인성 치매, 파킨슨병 등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영진약품이 흡수합병한 KT&G생명과학은 KL1333을 독자개발해 국내 임상 1상 중이던 지난 2017년 5700만 달러(약 789억원) 규모로 앱리바에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기술이전했다. 이로 인해 영진약품은 이제까지 앱리바로부터 반환의무가 없는 마일스톤 400만 달러를 수령했고, 산술적으로 임상 2상부터 품목허가까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5300만 달러(약 735억원)를 추가 수령할 수 있다. 상업화되면 KL1333이 세계 최초 미토콘드리아 이상질환 신약이 되며, 시판 후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
이번 중간분석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올 경우, 최대 180명에 달하는 임상 2상의 목표환자 수를 다 채우지 않고도 연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중간분석 결과에 따라 FDA에 가속승인도 신청해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FDA는 KL1333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 KL1333은 가속승인·우선심사 신청을 위한 첫 단추를 뀄다. 신약후보물질이 가속승인 대상이 되면 조건부 허가 등의 방식으로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반대로 중간분석 결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환자를 애초 계획대로 추가 모집해 임상 2상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임상 2상 완료 시점은 내년 12월이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매출 2349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세파항생제 완제 및 원료 수출 물량이 감소해 적자전환 했지만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적자 탈출을 위해 2022년 한미약품(128940), 종근당(185750) 등에서 글로벌 사업을 담당해온 이기수 대표이사가 취임,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영진약품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는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다”며 “원가가 높은 품목을 정리하고 만성질환 치료제 중심의 자체 생산 제품 매출을 늘렸으며, 동시에 글로벌 사업에서도 수익성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해 이익 규모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