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북한이 또다시 대남 오물 전단을 살포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경찰에 관련 신고는 800건 넘게 접수됐다.
| 2일 오전 10시 22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사진은 풍선이 떨어져 박살 난 승용차 앞유리창의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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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대남 오물 풍선과 관련 112 신고는 총 860건으로 물체 발견 신고는 581건, 재난문자 문의 신고는 279건으로 집계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8~29일 담배꽁초, 폐종이,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담긴 풍선 260개를 띄워 보냈다. 이어 또다시 지난 1일 오후 8시쯤부터 대남 오물풍선 600개를 부양하기 시작했다.
합참은 내용물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지난달 28일에서 29일까지 부양한 풍선의 내용물과 유사한 담배꽁초, 폐종이, 비닐 등 오물·쓰레기 등”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경우 양천구, 영등포구, 마포구 등 서부 지역에서 112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고양·파주·부천·안양 등에서, 인천은 미추홀구·부평구·서구·중구 등지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 22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는 북한이 날려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이 풍선은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져 앞유리창이 박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오물 풍선에 따른 피해는 보상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오물 풍선으로 인한 피해 보상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손모씨는 “첫 살포 때 호프집에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의 휴대전화가 울려 정말 깜짝 놀랐다”며 “서울에서 북쪽 지역에 사는데 혹시나 내용물에 이상한 게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모르는 새 접촉할까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3)씨도 “주말이라 경기도 북쪽 지역으로 놀러갔는데 북한이 또 오물 풍선을 보냈다고 해서 놀랐다”며 “북한이 두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 띄워보낼 것 같아서 우려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 초동대응반’을 설치, 공조체계 가동에 나섰다. 수도방위사령부, 서울경찰청,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연계해 북한 대남전단 및 오물 살포 풍선 등 ‘북한 추가도발’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현재 24시간 상황실과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해 실시간 상황 파악 및 대응 중이다.
서울시는 2일 오후 2시 기준 대남전단 및 오물 풍선이 총 88개로 늘어남에 따라 시민들에게 낙하피해 등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이번 오물 등을 적재한 풍선의 무게가 5㎏ 이상인 만큼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떨어진 오물풍선 발견 시 접촉하지 말고 신고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김명오 서울시 비상기획관은 “북한 대남전단 및 오염물 풍선 발견시 신속한 신고를 해달라”며 “안전을 위해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