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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 현재 14세 이하인 청소년층부터는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법안은 소속 정당의 정책이 아닌 의원들 개인 의사에 따라 진행하는 자유 투표를 거쳐 통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담배 구매가 가능한 법정 연령을 매년 1년씩 높여 해당 연령대의 청소년들이 나이를 먹더라도 평생 담배 구매를 금지하겠다는 게 수낵 총리의 구상이다. 영국에선 현재 18세 이상부터 담배를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정 연령 상향 조정은 14세 이하 청소년들이 18세가 되는 2027년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수낵 총리는 “흡연으로 국민보건서비스(NHS)에 큰 부담이 걸리고 있다. 사회적으로 연간 170억파운드(약 27조 9000억원), NHS엔 24억파운드(약 3조 94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흡연자 5명 중 4명이 20세가 되기 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 이 사이클을 끊으면 예방이 가능한 사망과 질병의 가장 큰 원인을 없앨 수 있다. 암 사망자는 4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이 시행되면) 현재 14세 이하의 청소년들은 (어른이 돼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다. 그들 세대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자랄 것이며, 이르면 2040년부터는 젊은 사람들의 흡연이 거의 완전히 중단된다”며 “‘비흡연 세대’가 국민 다수를 차지하면 영국 내 전체 흡연 인구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수낵 총리의 발표 이후 영국 최대 담배 판매 업체인 임페리얼 브랜즈의 주가는 이날 영국 증시에서 전일대비 4.3% 급락했다. 매출 대부분을 영국 이외 시장에서 얻고 있는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의 주가는 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편 이번 정책은 뉴질랜드가 올해부터 시행 중인 금연 정책과 유사하다. 뉴질랜드 역시 2009년 이후 출생자의 담배 구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연령에게 담배를 판매하면 최대 15만뉴질랜드달러(약 1억 2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