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개장이 두렵다…오미크론發 패닉셀 오나

오미크론에 빗장 걸어잠그는 각국
공급망 이슈 우려…한국 증시도 급락 가능성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와
美 연준 긴축 속도 관건…학습효과도 주목
  • 등록 2021-11-28 오후 6:21:46

    수정 2021-11-28 오후 9:12:08

[이데일리 권소현 유준하 기자] “월요일이 겁나네요. 오미크론 공포는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음모론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

강력한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시퍼렇게 물든 뉴욕 증시를 지켜본 국내 투자자들이 주말 밤잠을 설쳤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 급증에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는데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라는 악재까지 덮치면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세계 각국이 다시 봉쇄에 나서고 공급망 병목현상이 다시 심화할 경우 패닉셀(투매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세계 보건당국이 남아공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방역을 위한 빗장을 채운 가운데 28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3대 지수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 폭락했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48%선까지 밀리면서 극단적인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보였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무려 54.04% 뛰었다.

증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위드 코로나’로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기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에 대해 기존 백신의 효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고, 전파력도 강할 것이란 점에서 ‘우려 변이’로 지정한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은 잇달아 오미크론 발생 국가에 대해 빗장을 걸어 잠궜다.

에이브리 셴필드 CIBC 캐피탈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과 관련해 빠른 확산과 백신 무력화로 인한 공포도 있지만 경제에 대한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봐야 한다”며 “서비스 활동과 코로나19로 빚어진 인력부족, 생산량 감소,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경기나 기업 이익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았던 상황에서 오미크론까지 터지면서 국내 증시 투자심리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 들어 한국 수출이 백신효과 덕에 선진국 중심으로 많이 늘었는데 신종 변이로 이들 소비가 줄고 수출이 둔화될 위험이 있다”며 “경기가 이미 꺾이기 시작했는데 그 속도가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코스피는 내년 2550선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동남아와 중국으로의 확대 여부는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하는데 공급망 이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최악의 경우 이러한 점이 확산될 경우 패닉셀(공포 투매)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다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단기 불안에 그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내년 6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확률은 26일(현지시간) 62.3%로 전거래일 82.11%에 비해 뚝 떨어졌다.

학습효과도 작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영국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했던 작년 9월 코스피는 고점 대비 7% 하락했고, 인도 변이가 발생한 10월에는 6% 떨어졌다. 브라질서 또 다른 변이가 나왔던 12월에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주는 악영향이 학습효과로 인해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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