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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게임산업으로 대한민국 혁신 성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정부의 5개년 정책에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제대로 된 시장분석 없이 곁다리식 대책이 나열돼 있던 지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들과 비교했을 때 현장의 목소리가 충실하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다만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일은 또 다른 문제인 만큼, 현 정권 임기 동안 최대한 서둘러 규제 개선과 사업과제 등을 매듭짓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재 제10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논의하고 발표했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는 5년 주기로 게임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해왔다.
40년 가까이 국내 아케이드 게임 산업에 몸담아 ‘아케이드 게임 1세대’로 불리는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0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10년째 되풀이하고 있는 규제 타파 외침을 이제는 정부가 들어준 것 같아 환영한다”면서도 “문제는 실행이다. 관련 시행령 개정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중소개발사와 스타트업, 아케이드 게임에 집중한 종합계획의 방향성은 매우 일관돼있다. 과거 종합계획들의 경우 뜬금없이 장황한 단어들로만 나열된 대책이 대부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분석과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종합계획 브리핑에 참석한 김현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그동안 온라인·모바일게임에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콘솔와 아케이드 게임시장을 살리기 위한 규제 혁신 노력을 담았다. 또 대기업보다는 대한민국 게임의 허리인 중소 게임업계에 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과 비교해서 확실히 업계와 현장 이야기를 많이 듣고 준비했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업계 실무 관계자들께서 반기는 부분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현행법령상 강력한 규제 때문에 내수시장이 침체된 아케이드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아케이드산업은 실감형(VR) 게임 등의 성장에 따라 ‘가족친화형 게임’으로 향후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에 정부는 현재 5000원 상한인 경품가격 인상, 경품종류 확대, 경품교환게임 단계적 허용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아케이드 산업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고병헌 이사장은 “박승범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이 중간에서 정말 애를 썼다. 작년 연말 첫 간담회 이후 지속해서 나눴던 아케이드 산업 현안과 관련한 대책을 대부분 충실하게 이번 종합계획에 담길 수 있게 노력해줬다”며 “앞으로는 실행 계획에 대해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도 이에 동조했다. 위 학회장은 “이번 종합계획을 보면 5년 동안 대략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다뤘다. 우려하는 것은 실행예산이 중요하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중에 뜨게 된다”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박양우 장관의 게임산업 진흥에 대한 의지는 실제로 높게 살만하다. 작년에 결제한도 폐지 하나만으로도 대기업에 어마어마한 특혜를 준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선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기대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 장관 취임 이후 정부는 PC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 비영리게임 등급분류 면제, 동일 게임 플랫폼 중복 심의 폐지 등 다양한 게임 산업의 규제 개선을 추진했다.
위 학회장은 “새 장관이 임명됐을 때도 이 기조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계획은 훌륭하나 연결성이 우려된다. 역시 올해와 내년에 실행 가능한 것들은 최대한 빨리 신속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