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전 장관 “北비핵화, 트럼프·文·金 3색 조합이기에 가능”

  • 등록 2018-07-03 오전 9:26:56

    수정 2018-07-03 오전 9:29:23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유명한(72·사진)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법”이라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3명의 이색적인 지도자가 모인 우연이 만들어냈다”고 호평했다.

유 전 장관은 3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힐러리 클린턴 등 대통령이 됐거나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의 스탠스라면 정상회담 개최까지도 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2008년 이명박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을 지내며 대북정책에도 관여했다. 그는 “북한에게는 몇 번이고 배신당했다”고 하면서도 “성공의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판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과거 20년 이상 대북정책은 실패의 연속이었다”며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교섭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스스로 경제를 개혁·개방할 필요를 느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복귀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전혀 없던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북미 정상이 비핵화에 서명한 결의는 작지 않다”며 “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교섭에 불안을 가져 짧은 기간동안 3번이나 중국을 방문해 협상의 힘을 기르려고 하는 것은 비핵화를 진심으로 하려고 있다는 사인”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해 비핵화 후속협상에서 “앞으로의 비핵화 스케줄이나 폐기할 핵무기 리스트 등 얼마나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일본의 역할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서둘러 북한과 직접 교섭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핵화가 진전돼 경제 제재가 완화한 후 북한이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하면 일본의 경제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때는 납치나 미사일 문제에 대해 일본이 강하게 교섭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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