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재정위기 봉합될까

자구책 등에 25억유로 국채발행 성공
더딘 경제회복 속도..은행 부실 등은 부담
  • 등록 2010-12-03 오전 11:46:45

    수정 2010-12-03 오전 11:47:15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스페인이 허리띠 졸라매기의 강도를 높이면서 위기가 잘 봉합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긴축 계획에 이어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으면서 우려는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25억유로 국채발행 성공..자구책에 신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가 25억유로 규모 3년 만기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낙찰금리는 3.717%로 지난 10월 초 입찰 때의 금리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응찰률은 2.27배로 10월 초의 2.16배를 웃돌았다.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이 급등(가격 하락)하며 불안감이 높았지만, 스페인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순조로운 입찰률을 보인 것.

이날 성공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출구전략을 연기한다고 밝혔고, 스페인 정부가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덕분이었다.

스페인 정부는 고수익 복권사업인 LAE의 지분을 30% 매각하고, 국영 스페인 항공정보 서비스업체(AENA)의 지분의 49%를 팔아 마드리드항공과 바르셀로나 공항을 민영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업자들에게 매달 426유로씩 지급되던 실업수당이 철회하는 등 긴축 강도를 높였다.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구제금융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전히 높은 실업률..저축은행도 문제

▲ 스페인 실업자수 최근 추이(단위=백만명)
스페인의 경제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딘데다, 은행권의 부실문제도 남아 있어 아직 무조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스페인의 11월 실업자수는 0.6%(2만4318명) 늘어난 410만명을 기록했다. 4개월째 증가하고 있는 것. 스페인의 실업률은 20.7%로 유로존 내의 평균 실업률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당장 내년부터 돌아오는 대규모 부채 상환도 걱정해야 한다. 스페인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수준은 60억~70억유로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450억유로에 달하며 2012년에는 600억유로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엘미노 라모 마드리드대학 교수는 "긴축과 경제 회복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살리기는 쉽지 않다"고 우려했고, 블룸버그는 "스페인 은행들의 부채 상환 부담은 매우 큰 상태로, 만약 실패하게 된다면 구제금융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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