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윤윤수 회장 "美 시장에 올인 후 3년내 상장"

미국 매출 현재 1억2500만불서 3년 후 5억불로 늘릴 것
3년내 휠라 코리아나 지주회사 GLBH를 한국, 런던에 상장
  • 등록 2007-04-11 오후 12:53:51

    수정 2007-04-11 오후 12:53:51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진정한 세계화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의미합니다. 미국 내에서 성공을 거두면 브랜드 가치는 자동적으로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는만큼 미국 내에서 휠라의 입지를 다지는 데 전력투구하겠습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자회사였던 휠라 코리아가 모회사인 휠라를 인수했다. 휠라 코리아는 지난 1월 휠라 글로벌 지주회사인 미국 뉴욕의 `스포츠 브랜드 인터내셔널(SBI)`로부터 세계 휠라 브랜드의 신발류 및 의류사업을 인수, 휠라 브랜드의 새 주인으로 등극했다.


1926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휠라는 세계 50개국에 1만여개 매장을 갖고 있으며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등과 함께 세계 4대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를 휠라 코리아가 인수한 것은 한국 지사가 다국적 기업 본사를 인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휠라 코리아는 10일 저녁(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매디슨 애비뉴에 위치한 휠라 인수 축하연을 가졌다.
 
휠라 코리아의 전 사장이자 휠라 코리아가 설립한 글로벌 지주회사 `글로벌 리딩 브랜드 하우스(GLBH)` 홀딩스의 윤윤수 회장은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 시장에서 휠라 브랜드의 성공에 전력 투구하겠다"는 비전을 설명했다.

윤윤수 회장은 지난 1991년 휠라 이탈리아와 합작으로 휠라 코리아를 만들었다. 휠라 코리아의 기록적인 성장세를 주도한 그는 지난 2003년 휠라 USA와 함께 SBI 설립에 참여했다. 2005년에는 SBI로부터 `내부 경영자 인수(MBO)` 방식을 통해 한국지분 100%를 인수해 휠라 코리아를 휠라 한국 지사에서 현지법인으로 전환시켰다. 이를 통해 독자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내 도매업 주력해 매출 비중 대폭 확대

윤윤수 회장은 "세계 각지에서 대형 스포츠용품 업체들과 승부를 펼치는 것은 벅찬 일이므로 일단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함으로써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며 "미국 시장에서만 휠라 USA를 직접 운영하고 세계 다른 지역에서는 라이선스 방식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매출 확대를 위해 소매 영업 대신 도매에 주력할 뜻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미국 내에 휠라 단독 소매 매장이 16개 있는데 모두 문을 닫고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납품하는 도매업에만 치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현재 휠라 USA의 매출이 휠라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한 데 향후 3년 안에 이를 50%로 대폭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미국 내 매출이 1억2500만달러에 불과해 한국 내수 매출 2억1000만달러보다도 적다"며 "3년 안에 미국 매출을 5억달러로 키우고 전 세계 매출은 10억달러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선스 방식 변경해 자금조달..올해 BEP 맞추고 3년 내 상장

윤윤수 회장은 "휠라 본사 인수를 위해 3000억원 정도는 금융기관에서 빌렸고 1500억원 가량은 따로 투자를 받았다"며 "이 돈을 갚기 위해 미국 외 지역에서 라이선스 방식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간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로열티를 매출의 7~8% 정도로 받았는데 향후 라이선스 기간을 장기로 늘려주는 대신 로열티 3~4% 정도를 미리 받아 빌린 돈을 갚겠다"며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에 2000억원을 갚고 내년에는 빚을 모두 갚고도 추가 현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올해 휠라 그룹 전체 손익분기점(BEP)을 맞추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내년에는 1500만달러, 2009년에는 25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윤수 회장은 휠라의 상장 계획도 밝혔다. 그는 "3년 안에 한국에서 휠라 코리아를 상장하거나 런던 주식시장에서 휠라의 지주회사 GLBH를 상장시킬 계획"이라며 "한영 동시 상장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기업공개(IPO) 절차가 너무 까다로와 뉴욕 주식시장 입성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TA 적극 찬성..금융업 경쟁력 키워야 생존

윤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적극적인 찬성론을 밝혔다.

그는 "한미 FTA가 한국의 미래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제조업 경쟁력은 중국에 밀리고 기술 경쟁력은 일본에 처지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보다 앞서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는 것은 국가 경제에 상당한 이익"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휠라 코리아가 휠라 본사를 인수한 것도  FTA와 마찬가지로 미래의 지평을 넓힌 일이라고 자평했다.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를 맞이한 국내 기업들에게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새로운 경영 방식을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제조업에 비해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매우 약한데 앞으로 많은 한국 자본이 외국 기업을 인수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금융 부문에서 수동적 태도를 취하기만 하면 결코 한국 경제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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