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임원회의를 거쳐 `하나 마이웨이카드`를 이달말까지만 시판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로써 마이웨이카드는 지난달초 출시된 이래 불과 2개월만에 전격적으로 판매중단되게 됐다.
마이웨이카드는 국내최초로 지하철·버스 등 교통할인 혜택을 제공, 발매 한달만에 10만장이 넘게 발급돼 하나은행의 주력카드로 급부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할인혜택이 지나치다`며 혜택축소 권고를 받아왔다.
◇ 판매중단 `왜?`
인기있는 카드상품이 2개월만에 도중하차하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혜택축소 권고 등을 고려해 마이웨이카드를 판매중지키로 임원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감독당국의 혜택축소 권고가 판매중지의 주된 이유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마이웨이카드의 할인혜택이 지나쳐 카드사간 출혈경쟁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이웨이카드의 교통할인혜택은 해당 매출액의 10%가 넘는다"며 "이는 가맹점수수료보다 큰 것으로 출혈경쟁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것은 하나은행이 당초 금감원이 권고한 `혜택축소` 수준을 넘어 아예 판매중단에 나섰다는 점이다.
C카드사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인지도가 급상승한 마이웨이카드를 완전히 없애기로 한 것은 의외"라며 "감독당국이 하나은행에 강도높은(?) 대책을 주문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회원수 2배` 사업목표 차질 불가피
이번 마이웨이카드 사건으로 하나은행의 올해 카드사업에는 일정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력 카드로 급부상한 마이웨이카드가 도중하차함에 따라 카드사업 계획은 어떤 식으로든 수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교중 하나금융지주(086790) 사장은 실적발표회(IR)에서 "올해 신용카드 회원수를 현 300만명의 두배인 600만명까지 늘릴 것"이라며 야심찬 카드사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달에 20만명 이상의 신규 카드회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에 마이웨이카드가 좌초되면서 새 전략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수개월이 더 필요하게 됐다. 카드 회원수 확보목표가 자연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향후 카드 상품 구성에도 많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선 집중..마이웨이카드 혜택 논란」기사 참고
국민은행이나 LG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지배력이 취약한 하나은행(카드) 입장에선 올해 카드시장 공략이 쉽지않게 됐다. 또 유사한 교통할인 카드 출시를 계획했던 신한카드와 우리은행도 상품출시를 미뤄야할 처지여서 업계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 소비자들 `어리둥절`
그러나 소비자들로서는 카드사와 감독당국간 줄다리기로 인해 한바탕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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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달말까지 소비자들의 마이웨이카드 발급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가 기존 마이웨이카드 발급분에 대해선 5년의 카드 유효기간동안 기존 혜택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달말 신청자까지는 마이웨이카드의 기존 혜택을 그대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의 안모(40)씨는 "판매중단 뉴스를 보고서야 이 카드를 알게됐다"며 "오늘중으로 한 장 신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이 합법적인 소비자 혜택을 제한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raudryu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지난해 카드사들이 2조원대의 순익을 올렸다고 들었다"며 "수익 범위내에서 카드사끼리 경쟁하는 것을 금감원이 왜 막나"고 비판했다.
경쟁 카드사 관계자도 "길거리 모집이나 과다 리베이트 지급 등 불법이 아닌 이상, 금감원이 카드 상품구성까지 막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