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미영기자] 월가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은행업무와 연관된 이해관계에 얽혀 종목 추천에서 공정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독립 채권분석업체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독립 채권분석업체들은 투자은행업이나 컨설팅업을 병행하고 있지 않으며 소수 고객을 대상으로 회사채 분석보고서를 판매하면서 꾸준히 세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김미크레딧(Gimme Credit)과 크레딧사이트(CreditSights).
이 업계의 선구자 격인 김미크레딧의 경우 94년 창립된 신생사로 애널리스트도 창립자인 캐롤 레빈슨을 포함 단 두명에 불과하지만 데일리 리포트를 연 1만8000달러(약2340만원)에 구독하는 고객사 300개를 확보하고 있다.
김미크레딧의 고객은 엔론 사태가 불거진 것을 계기로 올 들어 20% 증가했으며 고객사 가운데는 은행과 헷지펀드, 주요 기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2000년 설립된 크레딧사이트는 15명으로 구성된 애널리스트팀을 꾸리고 있으며 고객사의 수는 500개 정도다.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를 보내는 이 회사는 연간 1만2000달러의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독립 채권분석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는 건 무엇보다 분석의 공정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월가 대형증권사에 앞서, 혹은 대형 증권사들과는 상반되게 JP모건체이스, 퀘스트커뮤티케이션즈 등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내 주목을 끌었다.
김미크레딧의 애널리스트인 캐시 섄리는 "만약 고객사들이 불만을 갖는다면 그건 우리가 부정적인 쪽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월가의 과잉낙관주의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독립 분석업체들은 부정적인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JP모건체이스의 재무구조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던 크레딧사이트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빗 헨들러도 "우리가 월가 대형사와 연관돼있었다면 부정적인 의견을 낼 순 있었겠지만 그것을 지금처럼 강조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콤 업체들을 비롯 주요 기업들의 기업부채가 핵심현안으로 떠오른 것도 독립 채권분석업체들에겐 호재가 되고 있다. WSJ은 최근 들어 채권리서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월가 주식거래인들을 인용해 이는 채권보고서가 분석대상이 된 해당업체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보다 더 많은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