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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찰 출동 전에도 A씨는 B씨의 목을 조르거나 다른 봉으로 B씨를 수차례 때린 것으로도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신고 전 B씨의 하의를 벗겼고, 이후 막대기를 찔러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도구는 지름 3cm, 길이 70㎝의 플라스틱 교육 도구로 확인됐다.
B씨는 수년간의 무도 경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음주 상태라 저항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몸을 조르는 게 간헐적으로 이뤄져 탈진 상태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당시 A씨와 B씨는 64㎖ 소주 6병과 캔맥주 등을 나눠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동기는 여전히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당일 회식도 기분 좋게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둘 관계 또한 나쁘지 않았다”며 “음주 이후에 피해자의 행동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는 왜 그랬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은 A씨에게 살인 고의성이 확인된다고 봤다. 경찰 관계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 것과 이 사람이 한 행위는 별개”라며 “기억만 못 하는 거지 이 사람이 한 행위는 명백한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를 받는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 A(41)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 44분쯤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유족에게 하실 말씀 없느냐’, ‘술은 얼마나 마신 것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호송 차량에 올랐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피해자의 친척은 A씨를 향해 “술은 무슨 술이냐, 사이코패스야”, “살릴 수 있었던 사람을 못 살리고 이게 뭐냐”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경찰을 향해서도 “경찰이 잘만 처리했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경찰을) 우리가 믿고 살 수가 있겠느냐”고 목소리 높이기도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새벽 2시10분쯤 만취 상태였던 A씨는 70cm 길이의 막대로 직원이었던 20대 남성 B씨를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A씨가 70cm 막대에 항문이 찔려 장기가 손상돼 숨진 것 같다”라는 1차 부검 소견을 내놓자 경찰은 혐의를 살인으로 바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일 “도망 우려가 있다”며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A씨의 범행 당시 출동한 경찰은 하의가 벗겨진 채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했음에도 적절한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부실 대응’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감찰조사계는 전날 당시 현장에 출동한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과 서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을 불러 대면조사를 진행하고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