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액티브 ETF는 2008년 출시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신규 상장 수(176개)가 패시브 ETF(69개)를 처음 뛰어넘었다. 출시 후 11년이 지난 2019년까지도 미국 전체 ETF에서 비중이 0.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캐시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ARK의 주식형 액티브 ETF가 불을 짚였다.
‘초과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혁신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원칙을 갖고 있는 ARK의 주식형 액티브 ETF 5종은 지난해 모두 100%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5종 상품에 순유입된 자금만 21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이에 다른 운용사들도 지난해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에 뛰어들었고, 미국 전체 ETF에서 비중은 단번에 1.5%까지 0.6%포인트 늘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완화가 성장 발판이 됐다. SEC는 2019년 9월 ETF 등록 절차를 간소화했고, 운용사들은 자산구성내역(PDF) 일일 공시, 순자산가치(NAV), 시장 가격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할 시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즉시 시장에 출시할 수 있게 됐다. PDF 공개의무 면제 제도가 승인되면서 정통 액티브 뮤추얼 펀드 운용사들의 불투명·반투명 ETF 상품 출시도 이어졌다.
김종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주식형 액티브 ETF가 전체 펀드에서의 비중은 작지만 패시브 대비 초과 수익, 낮은 비용, 거래 용이성, PDF 투명성, 세금상 이점 등에 추가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국내에서도 초과수익 창출과 제도 개선 등을 통한 상품 다양성이 확보되면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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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장 ETF는 서학개미들의 장바구니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을 사들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10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 증시 상장 ETF는 ‘SPDR S+P 500 ETF’(SPY)로 집계됐다. 이어 나스닥을 따르는 ‘INVSC QQQ’(QQQ)와 ‘VANGUARD INDEX FUND S&P 500 ETF’(VOO), ‘ULTRA QQQ PROSHARES’(QLD) 등이다.
신산업 관련 주목할 만한 ETF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에는 미국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가 출시한 ‘Roundhill Ball Metaverse ETF(META)’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메타버스 관련 통신·콘텐츠 등 기업에 투자한다. 미 증시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ETF들도 신산업 관련 종목이 눈에 띈다.
etfdb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알려진 ‘ARK Innovation ETF’(ARKK)는 순자산이 218억2100만달러(9월11일 기준)로 가장 덩치가 크다. 인공지능(AI), 자동화, 클라우딩 컴퓨팅 등 ‘파괴적 혁신’을 통해 수익 창출을 꾀하는 기업들에 투자한다. ARK의 또 다른 상품을 살펴보면 유전자 관련 ‘ARK Genomic Revolution ETF’(82억9900만달러), 전자상거래·빅데이터 등 차세대 인터넷 기업 관련 ‘ARK Next Generation Internet ETF’(57억1400만달러)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섹터로 꼽히는 전기차 등 친환경과 인프라에서 차세대 통신, 보건·의료 그리고 미래 유망한 메타버스, 우주, 항공, 헬스케어 테마도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