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서민들의 주거권 보장하라" 서울 도심서 집회

시민단체, 서울 광화문 광장서 기자회견
"집값 폭등 막기 위한 정부 대책 촉구"
불평등탑 쌓기, 오체투지 등 행사 진행
  • 등록 2018-10-03 오후 3:04:07

    수정 2018-10-03 오후 3:27:57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단체가 정부의 주거권 보장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황현규 기자)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세계 주거의 날(10월 1일)을 맞아 시민·사회단체가 최근 급등하고 있는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홈리스 행동과 나눔과 미래 등 24개 시민단체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의 주거권 보장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집값을 시장 논리로 보고 있을 뿐 인간의 권리로 보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전·월세 상한제 계약 갱신 청구권 도입 △장기공공임대주택공급 확대 △부동산 보유세 강화 △주거 취약계층 주거지원 확대 △강제퇴거 금지 △청년주거권 보장 △대학 공공 기숙사 확충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박동수 전국세입자협회대표는 “집값이 폭등할 때마다 세입자들은 움츠러들고 투명 인간이 된다”며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주거 안전 정책을 만드는 한편 장기 공공임대 주택 공급 등 사회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인철 청년정당 우리 미래 대변인은 “주거가 불안정한 청년들은 2년에 한 번씩 집을 옮겨야 하는 처지”라며 “집이 재산을 모으는 수단이 아닌 안정되고 따듯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주거불평등탑 쌓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시민단체는 ‘공직자 3명 중 1명 강남 주택 보유’ ‘상위 1% 집 소유 90만 6000가구’ ‘서울청년 5명 중 1명꼴로 옥탑방 및 단칸방 거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상자를 쌓아올렸다.

이들은 또 2015년 성동구 행당6구역 재개발로 집을 잃은 이희성씨의 가면을 쓰는 행사도 벌였다. 행사 주최 측은 “우리 누구나 (희성씨처럼) 재개발로 강제철거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후 조계종 스님 20여명과 시민 100여명이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을 진행했다. 오체투지는 두 팔꿈치와 무릎, 이마 등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엎드려 하는 절을 말한다.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던지는 행위로 온몸을 던져 부처에게 자신을 맡긴다는 의미다.

오체투지에 참여한 해찬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은 “이마와 온몸을 땅에 던지는 기도를 통해 서민들의 설움을 달래고 싶다”며 “미래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조계종 스님과 시민단체는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오체투지 행진을 서울 광화문 광장부터 청와대까지 진행했다. (사진=황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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