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와 유로화 하락에 따라 직구족과 여행객이 유럽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달러와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미국과 일본 직구와 여행은 타격이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에 따라 일본으로 빼앗겼던 중국인 여행객의 발길을 다시 한국으로 돌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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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보여준 가장 큰 변화는 환율이다. 파운드화는 폭락했고 유로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단순하게 보면 영국과 유럽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직구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특히 파운드화가 브렉시트 현실화 이후 장중 10%가 넘게 폭락하고, 1985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며 영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가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의 유명 쇼핑몰인 ‘아소스’에는 직구족들이 몰려 사이트 접속이 어려울 정도이기도 했다. 비누 브랜드 ‘러쉬’나 패션 브랜드 ‘캐스키드슨’, 가전 브랜드 ‘다이슨’ 등 영국 직구 대표 상품들을 구매하기 좋은 시기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직구 시장 전체로 보면 브렉시트가 꼭 호재일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직구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미국 직구는 달러 상승으로 주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직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3%로 가장 크고, 유럽은 약 0.7%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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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와 유로화 하락에 유럽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이나 유럽에서 환율 하락만큼 여행객들에게 반가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엔저로 인기가 높았던 일본 여행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브렉시트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수요가 몰리며 엔화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진 24일 오전 일본 여행을 앞두고 미리 엔화 환전에 나선 소비자도 많았다.
여행업계는 영국 등 유럽 여행객이 늘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여행 산업 자체에 호재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자유 여행의 경우 환율 변화가 여행자금과 곧바로 연결되지만 패키지 여행의 경우 매달 환율을 반영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패키지 여행까지 가격이 하락할지는 7월이 돼야 알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자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 유럽 여행객 증가보다 타격이 클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외 여행객의 30%가 일본을 방문하는 반면 유럽 여행객은 약 8%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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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와 유로화 하락이 국내 명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지난해 샤넬 등 유명 명품들이 유료화 가치 하락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제품 가격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당장 가격 인하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유로화 하락이 이어질 경우 명품 브랜드의 가격이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파운드화 하락에도 영국의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의 가격은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대상에서도 빠지게 되기 때문에 관세가 더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 업계는 엔화 강세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전년대비 2%대 감소했지만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07% 폭등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엔저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일본에 빼앗긴다는 우려가 컸다. 브렉시트로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으로 향하려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면세 업계에는 호재인 셈이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을 두고 일본과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면세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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