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캐릭터도 유행을 탄다. 롱런 가능성이 희박하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미키마우스나 도널드덕 혹은 헬로키티를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뽀통령`이나 `뿌까`, 엽기토끼 `마시마로`로 모두 바뀌었다.
한국의 캐릭터 산업은 갈수록 글로벌화 돼 가고 국내외 캐릭터들의 밸런스가 맞춰지고 있다. 그야말로 서바이벌 시장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는 전통의 캐릭터 산업 구조에선 꿈도 못 꿀 일이다.
우리는 `일탈(?) 경영`을 시도했다. 토종캐릭터 `로봇 알포` 제작에 3년 반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라이선스 및 머천다이징 등의 비즈니스 계약이 동시에 이뤄졌다. 같은기간 국내외 마켓테스트도 시행했고, 한컴타자연습의 캐릭터나 모바일서비스를 통한 홍보활동도 함께 펼쳤다.
통상적으로 애니메이션 완성 후에 진행하는 게 관행이나 우리는 후속작업을 앞당겨 추진해 영업공백을 줄이고 리스크를 낮췄다. 덕분에 로봇 알포가 세상에 처음 등장할 때는 누구나 한번쯤 본 캐릭터가 됐다. 시장인지도도 더욱 빠르게 상승했다.
알포를 알리기 위해 특히 `뉴미디어`에 포커스를 맞췄다. PC메신저 네이트온에 모바일비디오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모니터링 할 수 있었다. 두산베어스와 공동 제작한 전광판 3D 애니메이션도 잠실야구장 전광판에 상영했다. 두산의 캐릭터 ‘철웅이’와 ‘알포’가 경기의 흐름에 맞춰 안타, 홈런, 도루, 삼진 등의 20개 주제를 연출해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APP)을 통해 알포 알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로봇 알포는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다. 태생은 캐릭터 인형(액션 피겨)으로 구상된 캐릭터였다. 6∼11세 영유아가 애니메이션과 부가상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탓에 부가상품의 다양화를 꾀했다.
LG생활건강은 건강한 이미지의 알포를 칫솔에 응용해 18개월 동안 대략 5만개 이상 팔았다. 또 레포츠 전문업체 아이큐스포츠와 라인센스 계약을 맺고 로봇 알포가 타고 다니는 '아이큐 보드'도 만들어 올 하반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알포를 더 넓게 알릴 수 있는 데다 회사차원에서 중장기적인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국내 캐릭터 산업의 `바잉파워(buying power)`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중국, 홍콩 등 아시아권 바이어들의 `러브 콜`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신생 창작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맞닥뜨리는 고민은 쉽사리 풀릴 것 같지 않다. 52부작 알포를 만드는 데 들어간 제작비에 비해 TV방영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통로가 아직은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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