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백년에 한번

  • 등록 2009-03-02 오후 12:20:00

    수정 2009-03-02 오후 12:20:00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전 미국중앙은행 총재였던 그린스펀은 2009년 2월 17일 F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은행을 일시적으로 국유화할 필요가 있고, 이것은 남아 있는 최소한의 나쁜 선택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아가서 이런 일은 우리가 100년에 한 번씩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I understand that once in a hundred years this is what you do.”)

이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100년에 한 번씩은 경제/금융 체제 속에 가득 쌓인 찌꺼기를 없애기 위해서 이런(국유화)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경제체제는 일반적으로 100년 주기의 경기순환이 있다는 말인가? 일반적으로 우리는 경제 현상에 주기적인 경기 흐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4~5년 주기, 10년 주기, 30년 주기 등등.

그런데 100년의 주기라면 이것은 대단히 크다는 말이 아닌가? 그럼 그는 바로 이 대공황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에 미국 중앙은행의 총재를 하면서 금리를 낮추면서 그토록 많은 신용을 공급했다는 말인가? 이런 과정은 한 인간으로서 어찌 할 수 없는 거대한 경제의 한 힘이었다는 말인가?

만약 이번이 정말 1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그런 경기 부진이라면 이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짧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반기에 경기 회복을 바라고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과잉 부채가 만들어낸 과잉 소비, 과잉 생산, 과잉 수출입..... 모든 과잉이 부채 축소와 함께 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동안 벌어진 소득의 격차가 좁아져야 한다. 또한 그 사이에 이루어진 왜곡된 투자도 조정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은 지금과 같은 대량생산제품 중심의 수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지금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동시 세계 경기 불황을 맞아 정부 지출을 늘리고 있다. 시장 자체가 스스로 기능을 잃어버렸으니 정부가 나서서 이런 조정 기능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당연히 정부의 재정은 적자다. 미국은 2009년에 재정 적자 규모가 경제 생산액의 약 12%나 된다.

지금 세계 경제에 던져야 할 질문은 수없이 많다.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재정/금융 정책은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워싱턴의 노력은 버블 경제를 안정시킬 것인가? 아니면 피할 수 없는 구조적 조정을 더 연기하는 것뿐인가? 국채 시장은 정부의 재생 노력을 잘 받쳐줄 것인가? 미국의 달러는 비생산적인 신용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상대적인 안정성을 유지할 것인가? 미국 정부의 부채와 신용의 팽창은 민간의 신용을 증가시킬 것인가? 아니면 미국 경제 전체의 신용을 파괴시킬 뿐일까?

이 모든 질문들에 대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주택 거품이 터지기 전에 모기지 대출이 4~5%로 그쳤더라면 하는 바램이 있듯이 지금도 재정 적자의 확대 속도에 일정한 제한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