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LG의 유통 3개 부문 통합은 단기적으로는 사업 시너지효과 창출과 외자유치 원활화가 목적이다.
우선 유통 통합의 첫번째 이유는 외자유치 원활화라고 할 수 있다. LG는 그동안 프랑스 카지노사 등을 대상으로 외장치를 추진했지만 이견이 커 이를 백지화했다. LG 관계자는 "카지노사 등은 각 유통부문에 대해 개별적으로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LG는 이를 묶어서 외자유치하려 했다"며 "그럴 경우 외자유치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룹내 유통부문을 통합하면 단일 회사로서 외자유치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는 정유업에서 칼텍스, 전자에서 IBM, 필립스 등 해외파트너와 합작하는데 탁월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유통 역시 우수한 해외 파트너를 찾아낼 경우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통합으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현재
LG상사(01120), 유통, 백화점 등 3개사로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유통전문그룹인 롯데, 신세계 등과 효과적인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LG는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통합을 통해 유통업체의 대형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등 유통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신설 유통법인은 편의점부터 수퍼마켓, 할인점, 백화점에 이르는 오프라인 유통사업 부문과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 수퍼마켓 등 온라인 사업에 이르는 소매유통사업의 전 부문을 영위하게 된다.
통합으로 단일법인내에서 경쟁력있는 사업구조로 재편되고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체제가 구축되면 각 사업부문간 전략적 충돌, 동일사업에 대한 중복투자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어 각사업부문은 더욱 강력한 성장엔진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게 통합을 추진하는 LG의 기대다.
단일법인의 매출액은 2조5000억원, 자산 1조1200억원, 자기자본 3200억원 규모가 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유통 관련 회사중 LG홈쇼핑이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LG관계자는 "홈쇼핑은 전자계열의 자회사에 해당된다"며 "애초 검토단계에서부터 홈쇼핑은 유통부문의 통합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통합은 전자, 화학 계열의 지주회사체제 전환과는 큰 관련은 없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비관련 업종을 자회사로 두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금융관련 자회사를 두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화학이 출자하고 있는 LG상사와 LG백화점은 현재처럼 두고 있어도 상관없다.
그렇지만 이와는 별개로 유통을 비롯, 건설, 상사 등 서비스 부문을 현재처럼 개별적으로 둘지, 한 부문으로 묶어 전자, 화학 계열의 지주회사체제처럼나름의 틀에 묶을 것인지는 또다른 관심거리다.
이런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일각에선 유통부문의 통합이 계열분리 등 그룹 구도개편과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그동안 증시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허씨 일가의 독립과 관련되어있지 않나 하는 시각이다.
신설 단일법인의 규모가 2조5000억원(매출액) 정도인데다 성장성도 강하고 더욱이 신설법인의 사령탑이 허씨 일가의 강력한 후계자인 허승조 백화점 사장이 내정된 점에서 이같은 관측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LG는 "이 신설단일법인이 앞으로 지주회사내 사업자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허씨일가의 독립으로 유통법인이 분리되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이 부인했다.
내년중 통합법인이 발족되는 시점이 되면 유통법인과 그룹간의 관계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