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강력한 정부론" 역설

  • 등록 2001-01-02 오후 3:39:41

    수정 2001-01-02 오후 3:39:41

김대중 대통령은 2일 "무엇보다 올해는 금융과 공공부문 개혁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강력히 하라는 주문도 많이 있다"면서 "강력한 정부는 힘을 가지고 누르고, 기업을 문닫게 하거나 재벌로 만들어주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나 시장에서 모든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법과 질서가 존중되고 국민들의 권리가 보장되도록 하는 정부"라며 강력한 정부론을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들로부터 신년인사를 받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박준영 대변인이 전했다. 다음은 대통령 발언(전문) ▲대통령 : 새해에는 많은 고난이 예견되고 경제현실은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외적 여러 요인들이 있고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지만 결국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좋아지고 나빠지고 하는 것은 순환의 이치지만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비해야 한다. 올해 갈 길은 명백하다. 4대 개혁은 우리의 경쟁력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옳은 길이다. 이를 차질없이 해야 한다. 작년 전반기에 해야할 일을 등한히 하고 느슨하게 한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국제 경제환경의 변화와 함께 어려움을 겪게 됐다.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민체감 경기가 안 좋은 것이 사실이다. 주가폭락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다보니 실업자들도 생기고, 이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나 구조조정으로 많은 고통이 있지만 그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상처가 더욱 깊어져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많은 나라들이 IMF를 겪었지만 3년 후 다시 나빠져 IMF 지원을 또 받은 나라들이 있다. 가장 큰 이유가 집단이기주의와 정치불안이다. 소위 남미형이다. 그러나 영국처럼 이를 극복한 나라도 있다. 우리는 이런 실패의 길을 따라가서는 안되고 성공의 길을 따라 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경제 개혁방향은 옳으나, 방법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4대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금융과 공공부문 개혁을 잘 해야 한다. 우리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성장률, 무역수지, 물가, 무역수지 등을 보면 좋은 점도 많다. 여기에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자질과 능력을 합치면 해낼 수 있다. 특히 국민의 정부 들어 정보화를 추진한 결과 발전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중 하나가 됐다. 이런 것들을 잘 접목시켜 발전시켜 나가자. 그리고 정부가 강력히 하라는 주문도 많이 있다. 이해한다. 강력한 것이 무엇이냐? 정부가 힘을 가지고 누르고, 기업을 문닫게 하거나 재벌로 만들어주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정부는 정치나 시장에서 모든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법과 질서가 존중되고 국민들의 권리가 보장되도록 하는 정부이다. 설득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되 법과 원칙을 지키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정부를 지향해 온 결과 상당한 성과도 거두었다. 민주적인 관행과 뿌리를 점차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의약분업이 시행되도록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결했고 노조, 공기업, 금융계 파업도 어려움 속에서 대화와 설득이라는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풀어냈다. 불법과 폭력이나 민주적인 절차를 밟지 않는 것들은 용납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면서도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는 결의를 갖고 정책을 집행한다면 국민이 믿고 또 진정한 경제개혁도 가능할 것이다. 새해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최근 국민, 기업, 근로자 등 모든 주체들이 정부가 민주적이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 4대개혁과 세계 최고의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정보화를 합한다면 세계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 그때는 사회의 안전망이 전혀 없어 실업자들이 나오면 대책이 없었지만 지금은 고용보험이나 기초생활보장, 전업훈련, 실업자 고용 기업에 대한 임금지원 등이 시행되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최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대다. 아무 준비없이 맞았던 IMF때와는 다르다. 그러나 개혁을 철저히 하도록 하라. 올해 전반까지는 어려울 것이나 우리는 할 수가 있고 해낼 수 있다. 내가 중심에 서서 민주적이면서도 원칙을 갖는 정부로 앞장설 테니 수석비서관들도 대통령의 손과 발, 머리와 심장이 되어 돕는 것이 여러분의 사명이다. 잘한 일은 더욱 발전시키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자. 사람은 어떤 자리에 얼마나 있는가 보다는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후손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자세를 갖고 일을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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