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듀셀바이오 대표 "사토리우스와 인공 혈액 개발...혈소판 만든다"

듀셀바이오,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인공 혈소판 개발
정부 과제로만 120억원 규모 유치..."누적 최대 250억원 목표"
  • 등록 2023-11-06 오전 9:52:00

    수정 2023-11-06 오전 9:52:00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인공 혈액’ 시대가 오고 있다. 인공혈액 기술은 줄기세포 등을 이용해 적혈구와 혈소판 등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처음으로 인공혈액 기술에 뛰어든 회사는 듀셀바이오테라퓨틱스(듀셀바이오)다. 응급 수혈 환자와 항암 치료로 혈소판 감소증을 겪는 환자에게 제공해 부족한 혈소판 보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창업자인 이민우 대표는 GC녹십자, 한독 등을 거친 연구원 출신 기업인이다. 그가 이끄는 듀셀바이오는 인공혈소판 개발 1단계인 줄기세포 선정 단계를 마치고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누적 투자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바이오원료 기업인 사토리우스와 기술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이민우 대표를 만나 향후 사업 전망을 들어봤다.

3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4일 약 60억원 규모의 ‘인공혈액제조 기술 개발사업’ 국가 과제를 따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5년간 혈소판 개발에 나서기도 한 것이다. 적혈구 관련 개발은 아트블러드, 레드진 등이 하고 있지만 혈소판은 듀셀바이오가 유일하다. 인공 혈소판은 차바이오텍에서 개발을 시도하다가 중단했다.

듀셀바이오,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인공 혈소판 개발

듀셀바이오는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를 조혈모세포로 분화를 유도해 거핵세포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혈소판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적혈구 개발에 나선 바이오기업은 많치만 혈소판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듀셀바이오가 유일하다는 것이 이민우 대표의 설명이다.

그가 혈소판 부족에 주목한 이유는 한국의 혈액 부족 현실 때문이다. 한국은 만성적인 혈액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 혈액을 구성하는 액체 성분인 혈장과 붉은색을 띠는 적혈구, 상처가 났을 때 응고되는 혈소판도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향후 잠재력이 클 것으로 이 대표는 내다봤다.

이민우 듀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사진=듀셀바이오)
이 대표는 “혈액에는 혈소판, 적혈구, 백혈구 등 여러 성분이 섞여 있다. 몸속에서 혈소판의 기능은 상처가 났을 때 상처 딱지를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즉 피의 지혈장치를 해주는 첫 번째 임무”라며 “그런데 나이가 들고 혈소판 감소증이 오면 출혈이 많아진다. 그런 경우 혈소판을 수혈받아야 하는데 국내 혈액 공급 현황상 수혈 받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적혈구는 35일 동안 보관할 수 있지만, 혈소판은 보관 기간이 4일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늘 부족하다. 사람에게서 뽑은 혈소판은 많은 사람을 살리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셀바이오는 혈소판이 인공으로 제조 가능하다는 것을 전임상 시험을 통해 증명했다. 이 대표는 “우선 1단계로 혈소판으로 만들기 쉬운 줄기세포 먼저 선정하는 단계를 마쳤다”며 “다음 단계로 줄기세포로 혈소판을 만들 때 더 안정적이고 더 많은 양을 만드는 기술을 내년 중 확보하고 3단계인 배양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듀셀바이오는 혈소판을 만드는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난류를 통해 생산 효율을 증가시키는 기술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혈소판 인공 생성이 가능해지면 항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먼저 백혈병 환자들이 혈소판 감소증이 많이 오는데 혈소판 공급이 잘 되면 생존 연장 효과가 확실할 것으로 본다. 또한 최근 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인공 혈소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공공재를 개발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긴급 환자도 과다출혈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정부 과제로만 120억원 규모 유치...“누적 최대 250억원 목표”

투자 유치도 순항하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듀셀바이오는 3건의 정부 과제 수주로 120억 규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시리즈 A에서 40억원 정도 투자 금액을 확보했고 브릿지 펀드를 60~100억원 정도 모집 중이다. 현재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기술보증, 흥국증권 등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에 성공하면 총 유치 금액은 최대 250억원 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빠른 시간 내 150억 규모로 시리즈 B 투자유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혈소판 관련해서는 세계에서 일본 메가캐리온이란 회사가 가장 앞서 있는 상황이다. 메가캐리온은 1상 결과가 나왔고 안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며 “하지만 생산 수율 등에서 차별화가 가능하다. 속도면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듀셀바이오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듀셀바이오)
듀셀바이오만의 기술 특징은 혈소판을 잘 만들 수 있는 줄기세포 선별 기술이다. 관련해서 듀셀바이오는 현재 5개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듀셀바이오는 ‘en-aPLT’라는 혈소판 공급 플랫폼 기술을 캐시카우로 키우고 있다.

문제는 아직 국내에 관련 가이드라인이 정확히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혈소판 관련 국내 기술 가이드라인은 현재 식약처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듀셀바이오는 이에 대비하고 있고 줄기세포 유래 인공 혈소판 용해물을 이용해 배지 첨가물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보적인 기술로 파트너도 다수 확보했다. 먼저 삼성서울병원 유건희 교수팀과는 혈소판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또한 부산대 허진 교수팀이 같이 연구 협력을 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 산업 센터와도 협업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엑셀세라퓨틱스와는 배지 개발을 함께하고 있고 AIMS 바이오사이언스와는 비임상 시험 및 규제에 대해서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유럽, 호주, 중국, 인도 등으로 추후 플랜트 수출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특허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공장이랑 유통까지 파트너사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25년 임상 시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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