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기적 생환’ 4남매…“엄마가 ‘살아 나가라’ 유언”

엄마 “동생과 살아 나갈 방법 찾아야 해”
추락 지점 3.2㎞ 떨어진 곳에서 발견
콜롬비아 대통령 “역사에 남을 것”
수색견 윌슨 구조 작업은 계속
  • 등록 2023-06-12 오전 10:39:08

    수정 2023-06-12 오후 2:26:4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콜롬비아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 40여일 만에 구조된 4남매가 ‘스스로 생존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유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군이 지난 9일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생존한 4남매 중 1명을 수도 보고타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AFP통신)
콜롬비아 일간지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4남매의 아버지인 마누엘 라노케씨는 1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과의 기자회견에서 “아직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며 큰딸과의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첫째인 레슬리 무쿠투이(13)가 엄마로부터 “동생과 함께 살아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는 당부를 들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조종사를 포함한 성인 3명은 비행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들 중 아이들의 엄마는 나흘간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노케씨는 “아이들 상태가 좋아지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저는 어떤 것도 덧붙이거나 과장하거나 지어내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할아버지는 레슬리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지내던 모습을 상상해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4남매는 발견 당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 구조 작전을 맡은 페드로 산체스 사령관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간신히 숨을 쉬거나 겨우 주변의 작은 과일을 따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수도 보고타의 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팀이 지난 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카케타주 솔라노 정글에서 실종됐던 4남매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AP통신)
앞서 지난달 1일 4남매와 성인 3명을 태운 경비행기는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서 추락했다. 아이들의 엄마와 조종사를 비롯한 성인 3명은 사고 발생 15일이 되던 날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콜롬비아 당국은 군인과 지역 원주민 자원봉사단 등 200여명과 수색견 등을 동원해 수색을 진행했고 젖병, 머리끈 등 소지품과 아이들이 나뭇가지 등을 엮어 만든 임시 대피소 등을 찾았다.

이후 4남매는 사고 발생 40일째 비행기 추락 지점으로부터 3.2㎞ 떨어진 곳에서 구조됐다. 아이들은 비행기 잔해에서 카사바 가루를 꺼내 먹은 뒤 음식이 떨어지자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첫째인 레슬리양이 1살배기를 비롯한 4살, 9살 동생을 돌보며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아이들이 입원한 병원에 방문해 이들이 살아 돌아온 것은 “생존의 모범”이라며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 군이 수색견 윌슨에 대한 수색을 진행 중이라며 12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콜롬비아 군 트위터 갈무리)
한편 아이들을 발견한 군 구조 팀은 지난달 18일 이후로 실종 상태인 수색견 윌슨을 찾고 있다.

CNN에 따르면 아이들은 구조 전 3~4일간 윌슨과 함께 있었고 윌슨은 꽤 마른 상태였다고 군에 말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발견할 당시 윌슨은 현장에 없었다.

구조팀은 정글 곳곳에 사료를 남기는 동시에 윌슨에 대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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