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는 지난 6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 인하를 매우 꺼릴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퍼먼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등 경제 분야 요직을 맡은 석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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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먼 교수가 가장 강조한 것은 ‘뜨거운 노동시장’이다. 그는 인터뷰 당일 이른 오전에 나온 미국 노동부의 고용 지표를 거론하면서 “(기업들의 구인 수요가 많아서) 노동시장이 극도로 타이트하다(빡빡하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2만3000개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20만개)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월가 예상(3.7%)보다 낮은 3.5%를 기록했다. 연준의 공격 긴축에도 노동시장은 과열돼 있는 것이다.
퍼먼 교수는 그러면서 연준의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퍼먼 교수는 올해 연준이 피봇을 단행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연준의 말을 더 믿고 더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계속해서 강경 긴축 기조를 천명하고 있는데도 시장은 한발 앞서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는데 따른 일침으로 풀이된다.
퍼먼 교수는 이번 총회에서 여러 세션에 등장해 미국 경제를 진단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가 침체에서 빠르게 벗어난 데 대해서는 “정책당국의 대규모 재정 지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팬데믹 국면에서 미국의 재정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가 넘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라고 그는 전했다.
퍼먼 교수는 그러나 과도한 돈 풀기를 동시에 우려했다. 그는 “재정 지원이 과도해지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정책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