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8조5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1경10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자산을 굴리고 있는 `자산운용업계 공룡` 블랙록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손 잡았다. 가상자산시장에 관심을 갖는 자신의 기관투자가 고객들에게 코인 거래에서부터 수탁(커스터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업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블랙록의 가상자산시장 참여가 향후 또 한 번의 기관장세를 연출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4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는 블랙록과 이 같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블랙록이 기관 고객들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플랫폼인 `알라딘`과 코인베이스의 기관 지원시스템인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블랙록 알라딘 플랫폼에는 주로 자산운용사와 은행, 보험사, 연기금, 일반 기업 등 200곳 이상의 블랙록 기관투자가 고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어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블랙록 기관 고객들은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점검하면서 직접 비트코인 현물을 사고 팔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단 코인베이스는 당장엔 기관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향후 다른 코인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블랙록처럼 전 세계 가장 큰 자산운용사가 가상자산시장에 참여한다는 건, 그 만큼 기관투자가들이 장기적으로 가상자산에 호의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진다. 이날 블랙록에서 전략적 생태계 파트너십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조셉 찰롬 글로벌 대표도 “우리의 기관투자가 고객들이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협업은 이런 디지털 자산 투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경우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됐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 소식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겐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며 가상자산시장의 장기적인 체력과 건전성에 대한 낙관론을 제공해주기도 할 것”이라며 “(최근 시세 급락 과정에서 나오고 있는 ‘가상자산이 죽었다’는 주장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