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엔 꿀·버드나무 잎"…김정은 상비약까지 내놓은 北

약품·의료인프라 부족…北, 1호약품·민간요법 총동원
약물 오남용에 따른 주민 피해 심각…사망자 42명
  • 등록 2022-05-15 오후 5:05:32

    수정 2022-05-15 오후 5:05:32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지도층의 상비약 기부와 민간요법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북한 평양의 현대식 병원인 김만유병원 리룡수 과장은 1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항생제와 해열제 사용법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법을 포함해 민간요법도 상세히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집에서 자체로 몸을 돌보는 방법’이라는 기사에서 민간요법 등 자가치료 방법을 소개했다.

신문은 “기침이 나면 꿀을 먹어라. 그러나 12개월 미만 아기에게는 꿀을 삼가야 한다”고 안내했다. 열이 나면 파라세타몰, 이부프로펜 같은 해열진통제를 먹고 숨이 차면 창문을 열어 방안을 서늘하게 하라고 권고했다. 4주가 지나도 몸 상태가 나쁘고 기침하다 피를 토하거나 기절, 피하출혈, 소변량 이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 의사와 병원을 찾으라고 했다.

북한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매일 수십만 명씩 쏟아지는 코로나19 의심 발열자를 모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 4주의 자가치료를 권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의 현대식 병원인 김만유병원 리룡수 과장은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열이 내린 다음 일주일 동안 기침 증상이 계속되는 기간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가 무증상 감염 기간이다. 이 기간에도 전염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서 격리조치를 해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열병은 일반감기하고 달리 재감염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격리조치를 강화하고 사람들과 접촉을 될수록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폐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소아들에게는 돌림감기 정도의 영향만 미친다”며 “커피를 마시지 말라”“잠을 푹 자라”“따뜻한 물을 마셔라” 등을 권고했다.

전날 신문은 한방요법인 ‘고려치료방법’도 소개했다.

신문은 “패독산을 한 번에 4g씩 하루 세 번 식후 1~2시간 사이에 뜨거운 물에 타서 5일 마신다. 안궁우황환을 한 번에 1~2알씩 더운물에 타서 3~5일간 먹거나 삼향우황청심환을 한 번에 한 알씩 하루 2~3번 더운물에 타서 먹는다”고 한방요법을 설명했다.

또 “민간료법으로는 금은화를 한 번에 3~4g씩 또는 버드나무잎을 한 번에 4~5g씩 더운물에 우려서 하루에 3번 먹는다. 중환자들은 의료일군들의 지시하에 산소료법, 순환부전에 대한 대책, 스테로이드제치료 등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북한의 코로나19 유증상자가 연일 폭증세를 보이면서 일선 병원에서 의약품이 부족하다 보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상비약까지 내놓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치료안내서 배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TV에 따르면 보건성 일군(간부)들은 옥류아동병원, 평양산원 등 중앙급 병원 일군들과 긴급협의회를 열어 치료안내 지도서를 만들고 있다. 곧 완성된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13일 저녁부터 14일 18시까지 전국적으로 29만 6180여명의 유열자(발열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25만 2400여명이 완쾌되였으며 15명이 사망했다고 15일 관영매체를 통해 밝혔다. 북한은 자가진단키트, PCR 검사 등을 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확진자’가 아니라 ‘유열환자’, 열이 있는 환자만 집계하고 있다.

사망자도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2일 6명에 이어 13일 21명, 14일에는 15명이 목숨을 잃어 누적 사망자가 42명에 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치료 방법을 잘 알지 못한 데로부터 약물 사용 부주의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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