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왜 단독주택에만 먹힐까

아파트 음식물 ‘공유지의 비극’
  • 등록 2013-03-28 오전 11:26:14

    수정 2013-03-28 오전 11:26:14

[이데일리 이진우 김용운 기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도 돈을 내야 하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효과가 주택 형태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단독주택에서는 이 제도가 효과를 발휘해 음식물 쓰레기가 크게 줄었지만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가구의 음식물 쓰레기량을 측정하지 않고 단체로 모아 버리는 아파트 단지의 처리 방식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지적이다.

지난 1월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전면 시행중인 동대문구에 따르면 동대문구 소재 아파트 단지의 음식물 쓰레기는 제도 시행 전보다 3~5%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지역의 단독주택들의 음식물 쓰레기는 무려 20~25% 가량 감소했다. 노원구 역시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같은 차량이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음식물 쓰레기를 한꺼번에 수거하고 있어서 정확한 쓰레기량을 계측하기는 어렵지만 단독주택의 감소량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파트에서는 개별가구에서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호수별로 구별하지 않고 큰 통에 한꺼번에 모았다가 버린다. 쓰레기 처리비용이 모든 가구에 균등하게 부과되는 방식이어서 개별 가구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인센티브가 없다.

그러나 단독주택은 개별 가구들이 각자 버린 양만큼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더 하게 된다는 것.

서울시 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의 오승록 의원은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많더라도 아파트의 가구당 증가하는 수거료가 몇백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관리비에 미치는 영향도 적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들도 RFID 방식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금천구의 경우는 아파트의 음식물 쓰레기가 약 28% 가량 줄어 다른 지자체의 단독주택들 감소폭을 웃돌았다. RFID 방식이란 개별 호수의 인식 카드를 터치해야 음식물 쓰레기 수거용기의 뚜껑이 열리는 방식이어서 아파트 단지도 각 가정별 배출량이 개별적으로 집계된다. 쓰레기 처리방식중에 가장 앞선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쓰레기통의 가격이 대당 수백만원대에 이르는 등 비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서울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RFID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어 전면적인 확대가 쉽지 않다”며 “대신 음식물 쓰레기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공동주택 단지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을 통해 아파트 주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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