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아이디어내고 돈도 받고..

은행권 아이디어 공모전 반응 `후끈`
국민銀 425건·신한銀 254건
복합상품·사회현상 관련 예금 등 아이디어 봇물
  • 등록 2006-07-31 오후 2:15:18

    수정 2006-07-31 오후 2:15:18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고령화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부모님을 모시는 사람들에게는 대출이자를 깎아주는 상품 어떨까요?"

"주민등록등본 떼러 동사무소 굳이 가야 하나요? 은행에서 직접 정부기관과 연계해 전산망으로 바로 확인하면 안되나요?"

시중 은행들이 상품개발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고객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한 결과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은 상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은행업무 절차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수요자로서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 6월26일부터 7월21일까지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에는 425건이 접수됐다.

일단 은행 전통상품인 예금상품에 대한 제안이 169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용카드 관련 제안이 76건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신탁상품에 관한 아이디어도 44건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예금+보험', '펀드+보험' 등 서로 다른 상품을 결합한 복합상품에 대한 제안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 은행거래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상품도 접수됐다.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상품과 은행 거래실적을 사회공헌과 연계하자는 의견, 청년 실업과 관련해 해당 고객층에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견, 고유가에 주유 관련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다는 의견 등도 눈에 띄었다.

국민은행은 독창성, 유용성, 수익성, 노력도 등을 기준으로 심사, 최우수상 1명에게 현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등 8월 중순쯤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1일 홈페이지에 '고객 상품제안 코너'를 개설, 운영한 결과 6월31일까지 3개월동안 254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고객 상품제안 코너'는 상시 운영되며 매 분기별로 접수된 의견을 모아 일괄적으로 평가, 시상식을 갖는다

신한은행은 2분기에 접수된 고객 의견 가운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부모를 모시고 사는 사람에게 대출금융혜택을 지원하는 컨셉의 상품을 제안한 이재형씨(경기도 의왕시)를 최우수상으로 선정하고 31일 시상식을 가졌다. 이밖에 우수상과 장려상도 시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12일부터 5월31일까지 고객을 대상으로 '서류 간소화를 위한 고객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신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범위를 좁혀 고객들에게 아이디어를 물은 것.

총 527건이 접수됐으며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서류 제출을 최소화해달라는 요구와 서류 중복징구를 없애달라는 요청이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실시한 고객 설문조사의 연장선상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고객의 의견을 묻기 위해 공모전을 마련했다"며 "고객들이 어떤 점에서 불편을 느끼는지와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를 파악하기에는 좋은 수단이었다"고 흡족해했다.

시중 은행은 그동안 주로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실시해 왔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상품 역시 대동소이해 차별성을 키우기 어렵자 수요자인 고객으로 공모전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공모를 통해 고객이 평소 은행거래를 하면서 느낀 니즈를 상품 개발에 직접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 친화적인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들이 은행 업무의 프로세스를 잘 모르는 만큼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안도 많은게 사실이다.

우리은행은 서류 간소화를 위한 고객 아이디어 공모에서 당초 금상(300만원) 1명과 은상(100만원) 2명, 동상(50만원) 4명, 장려상(5만원) 20명을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동상 3명과 장려상 50명만을 뽑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접수된 내용을 실현효과와 경제성, 충실도 등 심사기준표를 기준으로 세차례 심사한 결과 금상과 은상을 충족시키는 아이디어가 없어 장려상을 확대하고 참가상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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