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 지진해일로 정치위기 직면

  • 등록 2004-12-31 오후 5:20:27

    수정 2004-12-31 오후 5:20:27

[edaily 하정민기자]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쓰나미) 피해가 참사국 정부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집권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지진해일 후폭풍이 거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1일 분석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사상 최초로 직선 대통령에 뽑혔다. 그러나 취임 100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인도네시아 아체지역 부근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함에 따라 최대 시련에 봉착했다. 아체는 아시아를 강타한 대지진의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 지역이다. 현재까지 사망자만 5만명이 넘고 수백만명이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린 상태다. 목숨을 건진 주민들은 식수 등 기본적 생필품이 모자라 투쟁하고 있다. 구호와 복구 지원업무를 담당해야 할 공무원들도 대다수 숨져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구호활동을 위해 아체로 온 민간구호단체 관계자 에미 해필드는 "아체는 악몽 그 자체"라며 "여기서는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해일 사태가 유도요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겨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난 인도네시아 경제는 아시아 금융위기 후유증에서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인도네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리복, 나이키 등 세계 유명 의류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아웃소싱을 통해 상당량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지진해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유도요노의 집권 기반이 취약하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유도요노가 이끄는 민주당은 인도네시아 의회에서 불과 57석만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의석인 550석의 8%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사회과학연구원의 데위 포투나 안와르 부소장은 "지진해일은 현 정권의 최대 시험대지만 유도요노 정부는 아직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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