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호준기자]
"악재는 미국에서 온다"
시장전략가들은 대체로 미국 금리인상와 소비심리 하락, 달러강세 등 하반기 악재는 미국에서 온다며 미국 경제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중국 연착륙, 일본 성장세 지속 등 호재는 아시아 지역의 몫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주가는 상승탄력을 잃었다. 시장은 악재에 귀를 기울이면서 주가가 6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긴축과 고유가, 미국 금리 인상 등 3대 악재가 주가를 끌어 내린 이후 수출 둔화에 따른 하반기 악화라는 악재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악재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와는 반대로 하반기에는 `전약 후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3분기에는 악재가 위력을 발휘하겠지만 4분기에는 호재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 집값 하락에 이은 경기 침체"
우선 3분기에 기승을 떨칠 대표적인 악재는 미국 금리 인상이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실장은 미국이 금리에 따른 주택가격 버블 붕괴를 우려했다. 김 실장은 "지금도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올리면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모기지론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위축되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특히 모기지 채권 5조3000억원 달러를 보유한 금융기관이 매물을 내놓으면 모기지 금리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주택시장 버블은 2000년 초 주식시장 버블과 비견된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는 "집값 하락이 무서운 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이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주가를 끌어 내리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박문순 센터장도 하반기 복병은 미국경제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한 미국 경제를 뒷받침했던 저금리와 감세정책, 특별소비세 인하정책 등이 막을 내리고,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미국 대선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라고 말했다.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미국 투자자금이 아시아 쪽에 배팅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달러화 강세 전환 주가 620포인트까지 끌어 내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달러화 강세를 가장 큰 악재로 지목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이다. 그는 "상반기 주가를 끌어 올린 원동력은 달러화 약세였다"며 "4월말 이후 주가 하락도 근본적인 원인은 달러화의 강세 전환 가능성에서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중동지역 테러와 노동계 춘투가 하투로 이어질 가능성, 국내 기업 수출 성장세 둔화 가능성을 하반기 악재로 꼽았다.
중국 연착륙과 내수 회복..저가매력도 부각
반면 4분기부터는 중국 연착륙과 내수경기 회복 등 호재가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경제의 완연한 회복세도 호재로 꼽았다. 특히 상당수 전문가들은 역설적이게도 하반기 최대 호재는 주가 하락에 따른 "저평가 매력"이라고 밝혔다.
LG투자증권은 "3분기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하면 공격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주가가 빠지면서 배당 메리트가 커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와 함께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 중국경제가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컸다. 김영익 실장은 "현재 중국의 금리 수준은 1.9%로 성장률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정부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올리더라도 기업투자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경제는 올해 7~8%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며 4분기에는 뚜렷한 연착륙 신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대출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중국경제가 경착륙을 보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단한다"며 "금리인상이 투자침체를 초래하더라도 수출과 소비경기가 대출금리 인상보다는 글로벌 경기흐름에 의해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수경기 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내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을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영익 실장도 "최근 저축율이 급상승하는 것으로 봐서 개인들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내수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주가하락에 따른 연기금 주식투자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부양정책, 일본경제의 완연한 회복 등을 호재로 꼽았다.
국제유가 방향성과 내수회복 시기가 변수
한편 중립적인 변수로는 국제유가을 꼽을 수 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고유가를 하반기 주식시장의 최대 악재로 꼽았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도 "한국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고유가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반면 대신증권은 국제유가가 35달러 전후로 안정세를 보여 하반기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방향성이 하반기 주요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개인과 기관의 주식시장 참여와 내수경기 회복시기가 변수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 전문가들은 아직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와 미국 대선도 하반기 증시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2004년 하반기 증시 호재 및 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