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에너지 수급 위기를 겪고 있는 독일이 오는 2026년부터 15년간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기로 했다. 독일 전체 가스사용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러시아에 의존했던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했다는 차원에서 숨통이 일부 트일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카타르 에너지국유기업 카타르 에너지는 독일에 LNG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기업 코노코필립스와 2026년부터 15년간 연간 약 200만t의 LNG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체결된 첫 장기 계약이다.
이 LNG는 카타르의 노스필드이스트·사우스 프로젝트에서 시추될 예정이다. 코노코필립스는 카타르에서 공급받은 LNG를 독일 북해와 동해가 합류하는 엘베강 연안의 항구도시 브룬스뷔텔로 운반, 독일에 공급된다.
연간 가스 공급 규모는 최대 200만t(28억㎡)으로, 독일의 연간 가스사용량의 3%에 불과한 수준이다. 러시아발 유럽행 최대 가스관이었던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550억㎡이 공급됐다.
하지만 그간 러시아에 의존했던 LNG공급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독일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무역기구(WTO) 수장 등과 회담을 마친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계약은 독일 에너지 안보의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 빈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도 이날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 15년 장기 공급을 맺으면서 독일의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