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올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공공기관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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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1월1일부터 11월27일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를 언론보도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집계한 결과, 신원이 확인된 직장인만 총 18명에 달했다. 이 중 공공기관이 10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4명, 50대와 40대가 각각 3명, 연령 미확인이 1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2명, 여성이 6명이었다.
단체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연령은 젊은 세대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9월 “입사한 이후 열심히 일했는데 대표는 인정하지 않고 무시했다”며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출근을 할 때면 가슴이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말 귀를 못 알아먹는다고 욕설을 퍼붓고, 장시간 동일한 질문을 하며 괴롭혔다”고 토로했다.
단체는 직장갑질을 당했을 경우 자유로운 신고 가능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에 따르면 신고를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지만, 조사 결과 ‘불만이나 고충이 있어도 자유롭게 털어놓기 어렵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을 때 신고자의 신원이 노출될 것 같다’ 항목이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정부는 공공부문 직장갑질 종합대책을 3년 전에 내놓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그것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며 “진상 규명과 가해자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에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공무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같은 내용을 공무원 관련법에도 명시해야 한다”며 “반복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거나,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기관장에 대하여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 (사진=직장갑질119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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