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왕해나 기자]바이오의약품 시장이 날로 성장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규모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표 위탁생산(C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는 생산능력 기준으로 전통 강자인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을 눌렀다. 셀트리온도 증설 경쟁에 가세, 의약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생산실적도 끌어올리며 지속적인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 3공장(왼쪽)과 셀트리온 제 2공장.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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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산능력 기준으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삼바는 36만4000 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1위사다. 2023년 25만6000 리터의 제 4공장을 완공하면 총 62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물량의 30%를 차지할 전망이다. 셀트리온도 1공장(10만 리터), 2공장(9만 리터)에 더해 2023년 3공장(6만 리터)까지 갖추면 국내에서만 총 25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2030년에는 국내 45만 리터 등 총 60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교해도 월등한 수준이다. 론자의 경우 현재 26만 리터로 알려진 동물세포 배양설비를 2025년 40만 리터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30만 리터를 보유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은 2021년 45만 리터까지 증설할 계획을 내놨다. 이렇게 확대한 생산능력을 생산실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CMO의 가동률은 실적 확대와 바로 연결된다. 증권가와 업계 의견을 종합해보면 론자는 80%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잇단 수주 실패로 60%대까지 가동률이 떨어진 적이 있다.
삼바는 올해 가동률이 1공장 68%, 2공장 100%, 3공장 26% 수준이 될 것으로 현대차 증권은 예상했다. 3분기 기준 전체 공장 가동률은 아직 56%에 그친다. 업계는 삼바가 올해 지난해 전체 수주액(3739억원)의 네 배가 넘는 1조8087억원을 수주했기 때문에 가동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에는 10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삼바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생산에 들어갔다고 해서 바로 전체를 가동하는 게 아니라 시생산 기간을 거친다”면서 “가동률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가동률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지난해 1공장 증설로 낮아진 가동률이 올해 2, 3분기를 거치며 정상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2공장이 최대 가동률을 나타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100년을 훌쩍 넘은 기업인 만큼 양사의 매출 수준은 아직 글로벌 기업들에 미치지 못한다. 론자는 연간 매출이 7조원, 베링거링겔하임은 4조원정도다. 셀트리온은 3분기까지 누적 1조3504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었다. 삼바는 3분기 누적 매출이 7895억원으로 올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삼바와 셀트리온의 업력을 고려해보면 급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생산능력이 갖춰지고 생산실적까지 뒷받침되면 양사는 향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