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장 박사는 박사과정 재학 중 개발한 기술로 주요 3개국 특허를 취득했다. 박사 과정 중 국내외 특허나 논문을 내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장 박사처럼 재학 중 한미일 특허 등록과 기술 상용화까지 이뤄낸 사례는 흔치 않다.
그가 개발한 지반 지지력을 높이는 시공법은 중소기업 대련건설에 기술 이전돼 경기도 고속도로 확장 건설 현장에 시범 적용됐다. 아파트 수직 중축을 위한 기반 기술로 리모델링 사업이나 노후 구조물 보수 보강에 적용될 기술로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국내 건설사가 수직증축으로 처음 승인을 얻은 가운데 건물 하중을 견뎌내도록 지반 지지력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안전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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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파일 공법은 지반에 구멍을 뚫어 그라우트를 주입하고 강봉을 삽입하는 형식으로 시공되는 기초구조물의 한 종류이다. 다른 기초공법과 비교해 작은 직경 대비 우수한 지지력을 발휘하고, 소규모의 시공장비로 작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다만 기존의 마이크로파일 시공 시에는 토층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케이싱을 삽입하는 작업으로 시공 작업이 번거롭고, 일정한 강도를 갖는 지지층에서만 지지력을 확보할 수 있어 공기나 경제성 측면에서의 한계점이 있었다.
UST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쿨에서 박사학위 과정에 있던 장 박사는 해외에서 말뚝체를 나무뿌리 형상처럼 개량하거나 부분 확장해 개량된 구조체로 지지력을 증가시킨 사례에 주목했다. 이를 접목하면 기존 공법의 형상을 개량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도 교수와 개념을 도출하고, 시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계획된 깊이까지 굴착이 끝나면 압력분사와 인발 작업으로 파형을 만들고 강봉을 삽입해 굳은 그라우트체와 강봉을 일체화한 파형 마이크로파일 시공 기술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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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 기술의 실증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연천군의 실증지원센터에서 2차례 현장실험을 통해 시공부터 실증까지 작업이 모두 이뤄졌다. 총 20여개 말뚝을 현장에서 시공하며 검증이 하나씩 이뤄졌다. 또 축소 모형에 높은 원심력을 가해 현장응력을 재현하는 원심모형실험, 3차원 수치해석도 진행했다.
하중재하실험에서는 24시간 계속되는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 실무진들과 1달 가량 밤을 지새워야 했다.
원심모형실험 때는 모형 지반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반의 먼지가 흩날리면서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장 박사는 “학생 연구원 신분이지만 총 2차례 실험하면서 업체 섭외부터 현장 공정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UST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울산과학기술원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재직중이다. 장 박사는 “백지 상태에서 도전하며 연구를 실증했던 부분이 성과로 이어졌고, 해외 일부 국가의 기술로 인식된 마이크로파일 기술 관련 학회에서 파형 마이크로파일에 대해 발표하며 주목을 받아 자부심도 느꼈다”며 “앞으로 개발한 기술이 현장에 활용돼 안정적인 구조물 리모델링에 활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