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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고 분식회계 수사를 본격화하기 위해 정현호 사장을 조만간 재소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정 사장은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17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정 사장의 두 번째 조사가 이뤄진 뒤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검찰이 현재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구속한 삼성 임직원은 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소속은 상무 2명과 부사장 3명 등 모두 5명에 이른다. 이들은 사업 전략 수립과 인사, 재무 등 사내 핵심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업무 공백은 물론 내부의 업무 의욕 및 사기 저하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수사 등 국내 변수가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영 활동까지 위축시키고 있다고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부터 IM(IT·모바일)부문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매년 상반기(6월)와 하반기(12월)로 나눠 한 번씩 열리는 이 회의는 DS(디바이스솔루션)·IM·CE(소비자 가전) 등 3개 부문장이 직접 주재해 각 사업부장 및 관련 임원, 해외 법인장 등 수백명이 모여 시장 동향과 사업 전략을 점검해왔다. 그러나 이번 상반기 회의는 부문장과 주요 임원 등 참여 인원이 수십명으로 대폭 줄이고 CE부문은 아예 회의 자체를 열지 않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중요성이 커진 글로벌 전략 회의를 오히려 축소한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회사 역량을 총동원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려 하는 시점”이라며 “검찰 수사가 관련 의혹을 명백히 규명해야겠지만 국내 경제에 큰 축인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쳐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