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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위를 차지한 김 의원에게도 아픔은 있다. 김 의원의 재산은 지난해에 비해 약 1672억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손실의 대부분은 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게임회사 웹진의 주가 하락으로 발생했다. 웹젠의 주가가 1년 새 40% 가까이 빠지면서 김 의원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16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뮤 온라인’으로 쓴 영광의 역사 그리고 합병
웹젠은 지난 2000년 슈팅게임 ‘그날이 오면’ 등을 제작했던 게임회사 미리내소프트웨어 출신 이수영 씨와 김남주 씨 등이 창업한 게임 제작업체다. 신생업체 웹젠(069080)은 당시 리니지, 디아블로 등 2D 게임이 지배하던 게임 시장에 1세대 3D 온라인 게임 ‘뮤 온라인’을 내놓으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물론 시점 전환이 자유롭지 않아 풀 3D 온라인 게임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당시만 해도 뮤 온라인의 3D 그래픽은 국내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뮤 온라인의 큰 성공을 바탕으로 2003년 5월 코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서 웹젠은 투자가들의 큰 관심을 모으게 된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3만2000원이었지만 주가는 3거래일 만에 10만원을 돌파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힙입어 웹젠은 한때 리니지로 게임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을 추월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광의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뮤 온라인을 이어 내놓은 후속작들이 잇따라 시장에서 혹평을 받으며 인기몰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006년 회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 ‘썬 온라인’은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 온라인과 더불어 2006년 3대 MMORPG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게임 유저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수백명이 전투에 참여하는 1인칭 슈팅게임을 기치로 내걸었던 ‘헉슬리’마저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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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NHN게임스와 합병을 한 뒤에도 웹젠이 내놓는 신작 게임들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2013년 출시된 ‘아크로드2’는 유저 수 급감으로 출시 한 달만에 서버가 통합되더니 2015년 서비스를 종료했고 1인칭 슈팅게임 ‘배터리’ 역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외려 뮤 IP를 이용한 웹게임 ‘전민기적’ 등이 중국에서 대히트를 쳐 웹젠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2014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뮤’ IP활용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이 출시 4일 만에 중국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위에 등극했다. 2014년 11월 초까지만 해도 1만5000원선을 유지하던 웹젠의 주가는 ‘전민기적’ 흥행 소식과 동시에 수직상승해 12월 27일 종가기준 3만9750원까지 껑충 뛰었다
중국 외자 판호 재개 시 반등 가능성 충분
뮤 지적재산권(IP)에 기반한 중국시장용 신작 출시가 잠정 연기되면서 웹젠의 주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40% 가까이 빠지며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29일 종가 기준 3만2100원이던 웹젠의 주가는 이날 1만9500원까지 39.2%(1만2600원)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내자 판호 발급이 재개되면서 외자 판호 발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인데다 ‘전민기적’ 등 뮤 IP 기반 게임이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웹젠의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뮤 IP 기반 중국시장 신작 라인업들은 IP가 한국산이라 공식적으론 외자게임으로 분류되지만 개발사, 퍼블리셔가 모두 중국업체이므로 외자게임들 중에선 가장 유력한 판호 발급 후보”라면서 “외자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소식이 전해진다면 회사가 준비 중인 신작에 대한 기대가치가 재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