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재무개선 체결작업 진통

채권단 "대우건설 등 핵심계열사 넘겨라"
금호 "새로운 투자자 유치로 풋옵션 문제 해결 가능"
  • 등록 2009-06-01 오전 11:57:47

    수정 2009-06-01 오전 11:57:47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개선약정(MOU) 체결 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측에 대우건설(047040) 등 핵심계열사 매각을 요구하고 있으나 금호그룹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풋옵션 자금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가 매각을 진행 중인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만으로는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와 회사채 상환 등 자금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다"면서 "금호가 핵심 계열사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호석유(011780)화학이나 금호타이어(073240) 등 기존 금호의 핵심계열사 뿐 아니라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한 대우건설, 대한통운(000120)도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대기업 구조조정 사모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우건설지분은 금호산업 등 금호그룹이 32.5%, 풋옵션이 달린 재무적 투자자들이 38.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원 정도를 지원받으면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는 `풋옵션`을 달았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1만원 정도에 불과해 올해 말 풋옵션이 행사되면 3조~4조원을 들여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그러나 금호측은 대우건설을 포함한 핵심계열사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새로운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해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현재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면서 "대우건설 풋옵션은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통해 실질적인 연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만 연착륙되면 현재 그룹 재무구조에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다른 핵심계열사를 매각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재무개선약정 대상 주채무계열 소속 대기업 9곳 중 금호그룹을 제외한 8곳은 채권단과 MOU를 체결했다.

금호그룹은 산업은행과의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우선 큰 틀에서 MOU를 체결한 후 이달 중 세부 약정 내용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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