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의 `부자는 돼지꿈만 꾼다`)포트폴리오 전략 "그때 그때 달라요"

  • 등록 2005-04-22 오후 2:43:24

    수정 2005-04-22 오후 2:43:24

[edaily 홍정민기자] 올초만해도 잘 나가던 주식시장이 부진한 모습입니다. 은행마다 고금리로 고객을 유혹하지만 기껏해야 4%대 중반입니다. 그렇다고 주식이나 채권, 예금 외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기도 여의치 않습니다.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일수록 개별 상품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종류의 투자자산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라고 권고합니다. 또, 한가지 상품이라도 투자자산이 다양하거나 투자전략을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대상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최근 잘 나가는 상품 목록에는 유독 `CPPI(일정비율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라는 투자기법을 사용한 것들이 눈에 띕니다. 제 짧은 지식으로 이해하기도 힘든 복잡한 구조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지수나 지표의 흐름에 따라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연하게 바뀌도록 시스템으로 설계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투자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만기까지 가져갈 경우 원금의 90~100%는 보존되기 때문에 안정성도 손색없는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신한은행 PB센터에서 지난 15일까지 판매했던 `Diane(Dynamic Inflation Allocation Note)`이라는 상품은 미국의 S&P, 채권지수, 원자재지수 등 3개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상품입니다. 그런데 투자 방법이 이채롭습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포인트 이하일 경우에는 주식에, 0.2~0.5%포인트이면 채권에 투자하고 0.5%포인트 이상 상승하면 원자재에 투자하는 거죠. 투자기간동안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0.05%의 중도해지 수수료만 내면 바로 찾을 수 있는데다 5년동안 해지하지 않을 경우 투자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원금은 보존되는 상품입니다. 안원걸 신한은행 과장은 "이같은 구조로 지난 5년동안 장기투자를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연 8% 정도의 수익률은 나왔습니다"라면서 "만기때까지 유지할 경우 원금보존이 되기 때문에 보수적인 PB고객들에게 반응이 좋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해외펀드나 수익률 상한선이 있는 ELS와 달리 원금의 대부분이 보존되면서 수익률 상한선은 없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원으로 이 상품에 가입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종합소득과세 대상자들입니다. 때문에 투자수익을 만기에 일시에 받는 것보다 1년 단위로 결산, 이자만 받고 다음해부터 다시 원금으로 시작하는 `배당형`이 절세차원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품들이 부자만의 전유물이라구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옛 한미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세이프웨이 글로벌 펀드` 역시 CPPI기법을 활용한 상품이지만 최소 가입금액은 500만원입니다. 이 상품은 자산의 50%는 국공채에, 나머지 50%는 미국, 일본, 유럽의 선물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주가지수의 흐름에 따라 매주 주식과 채권의 편입비율이 조정되도록 짜여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원금의 90% 수준은 보존된다고 합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에도 닛케이지수에 투자하면서도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원금의 90%선은 보존할 수 있는 펀드를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최소 가입금액은 500만원이었다니, 새로 출시되는 상품 목록을 한번 주의깊게 살펴보세요. 다만 이런 상품들은 대부분 투자금액의 일정부분을 선취수수료나 중도환매수수료, 신탁보수로 받고 있으므로 목표수익률과 기회비용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투자자 본인이 주식, 채권 등과 함께 다른 자산에 베팅해보는 것도 추천할만합니다. 원자재지수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주식과 채권간 역의 상관관계가 점차 떨어지고 있는 반면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상품과 원자재 지수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합니다. 주식이나 채권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원자재 지수가 반대로만 움직여준다면 최소한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식형, 채권형, 상품지수를 3분의 1씩 동등한 비율로 편입해 최근 5년동안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변동성은 떨어지고 수익성은 높아졌습니다. 주식과 채권에만 투자했던 분들이라면 자산의 5~10%쯤을 원자재지수로 편입해보는 것도 수익성 측면에서 바람직합니다"라고 전합니다. 한 시중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지수연계증권은 금, 오일, 구리, 아연, 알루미늄 등 5개 원자재지수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도록 짜여있는데, 3년 만기까지 해지하지 않을 경우 원금이 보존되며 최고 연 14.4%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매년 결산시점에 각각의 지수가 기준지수에 비해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12%씩을 지급합니다. 모든 지수가 올랐다고 가정할 경우 12%X5로 총 60%가 됩니다. 이를 5로 나눠 평균을 구한 뒤 참여율 120%를 곱하면 수익률이 나옵니다. 만약 지수 4개는 오르고 하나만 기준시점에 비해 8% 떨어졌을 경우 12%X4=48%에서 8%를 뺀 40%를 5로 나누고 120%를 곱합니다. 이 경우 수익률은 연 9.6%가 됩니다. 물론 지수가 폭락할 경우에는 손실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품도 만기까지 환매하지만 않으면 원금이 보장된다고 하니, 여유자금 굴릴 곳을 찾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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