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S전망)②금리하락 한계상황-랜드마크 김일구

  • 등록 2004-08-09 오후 1:00:00

    수정 2004-08-09 오후 1:00:00

[edaily 강종구기자] 랜드마크투신 김일구 운용본부장은 현재의 금리하락 추세가 한계에 왔다고 주장했다. 금리가 물가수준 아래로 하락한 것이 그 증거라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금리가 물가보다 낮은 것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이 일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원유가 경제의 핵심투입물이란 의미에서 테러와 안보라는 전략적 의미로 바뀐 듯 하다"며 "만약 그렇다면 내수둔화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이 쉽지 않으며 금리하락도 한계상황에 왔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물가보다 낮은 금리" 정당한가 드디어 금리가 물가를 뚫고 내려갔다. 중기금리에 해당하는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4.0%대로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 4.4%를 하회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장기복합불황에 빠져 10년을 허덕인 90년대 일본에서도 아주 잠깐만, 그것도 97년 소비세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간 왜곡되어 나타났던 시기에만 있었던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데이터를 보면 금리가 물가 아래에 놓여 있었던 적이 몇 번 있지만, 물가가 20~30% 이상으로 폭등했을 때였다. 일본을 보나 우리나라 과거를 보나 금리가 물가를 뚫고 내려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물가가 일시적으로 높아졌을 때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뚫고 내려간 지금의 우리나라 금리도 마찬가지이다. 물가상승이 일시적이고, 그래서 조만간 다시 3%대 중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금리는 충분히 합리적이다. 그러나 만약 물가가 다시 안정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가 아래로 금리를 끌어내린 채권시장이 뭔가 크게 잘못한 것이 된다. ◇ 금리는 물가의 지배를 받는다 물가를 빼고 나면 채권시장은 강한 요인 뿐이다. 투신사 채권펀드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게다가 그 자금 중에는 예전에 보지 못하던 장기 자금들의 비중이 꽤 높다. 그리고 하반기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도 있고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인식이 금융시장 주변에 넓게 퍼져 있기도 하다. 2000년 이후 한때 유행하던 챠트, 미국 나스닥 주가를 10년 당겨서 일본 닛케이 주가와 비교하는 챠트를 다시 그려 보면 미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장기적인 약세 국면의 일반적인 패턴을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투자가들이 불안해 할 만도 하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금리는 결국 물가의 지배를 받는다. 물가가 일시적으로 금리보다 높았다가 앞으로 다시 낮아질 수 있느냐 없느냐가 머지 않아 채권시장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경기가 안 좋아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은 과거에 있었고,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 있을 수 있다.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에서 금리는 경기를 따라가지 않고 물가를 따라갔고, 앞으로도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된다면 금리는 물가를 따라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가가 높고 경기는 안 좋은 지금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지 않는 것은 물가상승이 아직은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물가상승이 구조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보면 지속적인 유가상승이 경제주체들에게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심어놓고, 이러한 기대심리가 경제가 나빠져도 물가를 계속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가상승이 일시적이어서 앞으로 다시 하락하느냐, 아니면 경제주체들 사이에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생기면서 물가상승이 지속적이냐가 판단의 핵심이다. ◇ 수상한 국제유가.."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불길한 예감"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유가가 오르면 경기가 더 나빠져 결국 물가가 더 떨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논리를 펼치기도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인플레이션을 수요견인으로만 파악하는 단견일 뿐이다. 유가가 계속 오르면 수요가 아무리 죽어도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퍼지게 마련이다. 최근 국제정세를 보면서 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랍의 테러리스트들은 서구 자본주의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고리로 뉴욕 금융기관과 원유를 설정해 두고 있다. 뉴욕 금융기관에 대한 공격은 쉽지는 않지만 원유에 대한 공격은 안방에서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이에 맞서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지시로 2001년 11월부터 전략적 비축유를 열심히 쌓아가고 있다. 아랍을 건드리려면 원유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리라. 아랍의 테러리스트든 미국 정부든 유가상승을 계속 자극하고 있기에 유가하락에 희망을 걸기 어렵다. 고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4.4%를 기록한 7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물가가 3%대 중반 아래로 다시 하락하기를 기대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 채권시장의 돈과 모멘텀이 금리를 아래쪽으로 끌어내리는데 너무나도 강력하기는 하지만, 이제 "매수후 보유"에서 매매전략으로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사람들에게 주식이 좋냐 채권이 좋냐라고 물으면 채권이 좋다고 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비싸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에 좋거나 나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싸거나 비싼 것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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