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내증시가 재차 폭락하고, 채권 및 원화가격도 급락세를 보이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의 수뇌부가 다음주 대부분의 기간동안 자리를 비울 예정이어서 걱정스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념 재경부 장관의 경우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IMF와 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다음주 화요일(26일) 오후에 출국해 토요일(30일) 오후에나 귀국할 예정이다. 당초 23일로 예정했던 출국일정을 급히 연기하기는 했지만 다음주 대부분의 기간동안은 국내 업무를 정상적으로 챙기기 어렵게 됐다.
이정재 차관의 경우도 다음주 수요일(27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남북 장관급회담 참석을 위해 토요일(30일)까지 서울 집무실을 비울 예정이다.
재경부측은 이에 대해 장차관의 출장에도 불구하고 업무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주형환 재경부 장관 비서관은 "장관 출장기간동안에는 프라하 현지와 과천 청사가 24시간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며 "전화와 팩스, 인터넷 등을 활용해 장관이 현지에서 모든 국내 상황을 보고 받고 지시를 내리게 될 것"이라며 업무공백 우려를 일축했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조간신문 가판까지도 현지에서 즉시 받아 볼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된다는 것.
게다가 IMF 연차총회는 전 세계 주요국의 재무장관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로,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이헌재 당시 장관이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경제 심포지엄`에 참석키로 했다가 은행노조 파업으로 인해 급거 일정을 취소, 외교상 결례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 차여서 이번 총회참석을 취소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태이기도 하다.
남북경협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할 이정재 차관의 남북 장관급회담 일정도 조정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여서 다음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나흘동안은 재경부 수뇌부의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첨단 정보통신을 활용해 업무공백을 줄일 수는 있다 하더라도 애초의 출장 목적을 수행하다 보면 산적한 국내 현안 챙기기에 전념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재경부 장차관이나 국민들이나 이래 저래 다음 한 주는 바쁘고 힘 든 나날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