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겨우 3%라니"…한달새 정기예금 20조 이탈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평균 3.1%…'막차 수요'도 줄어
갈 곳 잃은 대기성 자금 '요구불 예금' 한달새 23조 증가
  • 등록 2025-01-05 오후 5:51:10

    수정 2025-01-05 오후 7:06:0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정기예금 금리가 3% 초반대까지 떨어지자 지난 한 달간 5대 은행 정기예금이 20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매력이 줄고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예금에 가입하고자 하는 ‘막차 수요’까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작년 12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927조 916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1조 1285억원 줄었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 모두 정기예금 잔액이 줄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작년 5월 16조 8242억원, 6월 1조 4462억원, 7월 18조 1879억원, 8월 16조 3256억원, 9월 4조 8054억원, 10월 11조 5420억원, 11월, 6조 2068억원씩 7개월 연속 늘었는데 연말인 12월에 급감한 것이다. 정기예금이 줄어들면서 5대 은행의 12월말 총 수신 잔액도 2048조 3343억원으로 전월(2050조 4190억원)보다 약 2조 847억원 줄었다.

정기예금 잔액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가 더는 투자 상품으로서 매력적이지 않아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만기 1년 정기예금 상품 35개의 최고 금리는 평균 3.164%다. 은행채 금리는 채권 금리에 따라 떨어진다. 예금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11월 1일 3.229%에서 이달 2일 2.956%까지 낮아졌다. 은행이 예금 금리만 먼저 내리면서 지난해 11월 5대 은행의 예대 금리 차는 1년여 만에 모두 1%포인트대로 벌어졌다.

반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은 다시 늘었다. 10월(-9조 9236억원)과 11월(-5조 1607억원) 두 달 연속 줄어들었던 요구불예금은 작년 12월 631조 2335억원으로 집계돼 한 달 동안 23조 5억원 증가했다.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고 그동안 많이 오른 미국 증시도 최근 하락하자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시중 은행 한 관계자는 “연말에는 개인의 소비 증가 등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투자자가 배당 수익을 노리기 위해 정기예금을 주식, 채권 등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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