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문가인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공격에 따른 확전 우려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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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대방 본토를 향해 번갈아 공격했지만, 공격의 주체와 피해 규모 등을 감추는 모양새로 볼 때 서로 확전을 원하지 않는 움직임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양측 모두 엄청난 후폭풍으로 이어지는 전면전은 피하면서 제한적 공격을 통해 내부적으로 명분과 체면을 살리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이어 박 교수는 이스라엘의 재보복에 맞선 이란의 추가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란도 이번에 이스라엘에 공격받은 게 없다고 얘기하는데 재보복을 왜 하나”라며 “그렇게 되면 세상에 거짓말쟁이가 되는 셈이니 안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을 활용하거나 이스라엘이 이란 내 반정부 세력을 이용해 직·간접적으로 침투하는 등 그간 계속해온 ‘그림자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직접 공격 이전에 계속해왔던 그림자 대리전이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이란이 시리아에 혁명수비대의 최정예 부대인 고드스(예루살렘)군을 활용하는 작전을 재개할지, 이에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면책특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미국을 비롯한 친미 국가들이 이러한 신호를 주는 상황도 중동 정세 안정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때린 것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해 민주주의와 국제법을 중요시한다는 어떤 나라에서도 비난하지 않았다”며 “자국 영토를 공격받은 이란이 자구책으로 보복 공격을 한 것은 국제사회가 제재를 가하면서 일제히 비난하는데 굉장히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네타냐후 정권의 교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미국이 내정간섭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스라엘 내부에서 탄핵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네타냐후를 인도적 범죄자로 지정하는 방식이 적용되는 게 유일한 압력책”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란으로서 실익이 없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유가를 압박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도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이란이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등 실효성이 없는 일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중동 확전 가능성은 낮으니 앞으로 유가는 조금 안정될 것이고, 앞으로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과 중동 내 그림자 전쟁 등이 변수인데 양측 직접 교전 때보다는 영향력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