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호주 중앙은행인 호주준비은행(RBA)의 신임 총재로 미셸 블록 부총재가 발탁됐다. 첫 여성 수장이 탄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블록 신임 총재는 전임 필립 로우 총재가 추진해온 긴축 기조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 마이클 블록 호주준비은행(RBA) 총재 내정자.(사진=RB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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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재무부는 이날 신임 RBA 총재로 블록 현 부총재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1960년 RBA가 설립된 이래 첫 여성 총재다. 그간 정계 인사들이 총재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론 RBA에서 잔뼈가 굵은 블록 부총재가 총재로 발탁됐다. 호주 뉴잉글랜드대와 영국 런던정경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블록 부총재는 1985년부터 애널리스트 등으로 RBA에서 일했다. 총재 취임은 오늘 9월로 임기는 7년이다.
호주 재무부는 “블록 부총재는 RBA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하는 경제 환경을 헤쳐가는 데 필요한 리더십과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블록 부총재는 “RBA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책·경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블록 부총재가 신임 총재로 취임하더라도 RBA의 통화정책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 부총재가 그간 통화정책회의 등에서 로우 현 총재와 대체로 유사한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최근 RBA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5월 금리인상을 시작해 1년여 만에 금리를 4.10%까지 400bp 올렸다.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선 RBA가 연내에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평균 70%로 집계됐다.
토니 시카모어 IG그룹 애널리스트는 “블록 부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조너선 컨즈 시드니챌린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참여자들은 블록 부총재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신중한 정책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확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