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대구와 인천. 부동산 데이터 전문가인 김영학 부동산지인 팀장이 꼽은 올해 부동산 투자 위험 지역이다. 지역 수요 이상으로 주택이 과잉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수요자에겐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조정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24일 이데일리 건설부동산부 유튜브 채널 ‘복덕방기자들’에 출연해 “부동산 시장에서 입주 물량은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며 “입주 물량이 많으면 조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입주 시점이 되면 부동산 시장이 많이 흔들린다. 분양가보다 싸게 던지는 사람도 있고 전세를 들이기도 어려워진다”며 “섣불리 투자했다가 자칫하면 역전세(집값이 전셋값보다 싸지는 것)가 날 수도 있다”고 했다.
대구가 대표적이다. 부동산지인이 집계한 2022~2025년 대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9만355가구. 이 회사에서 추산한 정상 수요(4만7847가구)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3.73% 하락했다. 전국에서 세종 다음으로 높은 하락률이다. 이달 초 대구 대부분 지역이 비규제지역이 됐지만 ‘시장의 심리가 죽은 상태’라는 게 김 팀장 진단이다.
인천 상황도 비슷하다. 예상 수요는 6만430가구인데 입주 물량은 13만2192가구에 이른다. 인천 아파트값도 올해 0.69% 하락, 수도권 시·도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그나마 인천이 대구보다 선방한 이유로 김 팀장은 인구를 들었다. 인천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초과 공급을 상쇄했지만 대구는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어서다. 김 팀장은 “서울에서 인천으로 인구가 많이 이동하는 중이라 지금 조정을 받아도 괜찮겠구나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실수요자에겐 늘어난 입주 물량이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팀장은 “실거주자는 싼값에 새 아파트를 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조정을 받는 지역은 이 기회를 노려라. 아무 생각 없이 실거주하다가 또 올라가는 때가 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지역은 어딜까. 김 팀장은 서울과 제주, 전북을 들었다. 김 팀장은 “이들 지역은 4년 연속으로 입주물량이 부족한 지역이다”며 “지금까지 많이 상승한 지역이지만 앞으로도 더 시장이 괜찮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