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검찰' 이끌 새 검찰총장은 누가 될까

김오수 전 총장 사표 수리로 차기 총장 관심 고조
尹과 인연 맺은 23~27기 특수통 검사들 물망
이원석·이두봉·박찬호 검사장 등 거론…조상준 변호사도 유력 후보
"침체된 檢 추스를 통합 리더십 필요…'정치적 중립성' 확보도 과제"
  • 등록 2022-05-08 오후 5:44:26

    수정 2022-05-08 오후 9:34:43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사직서가 지난 6일 수리되면서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 검사장들이 차기 검찰총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검찰 내외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할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원석 제주지검장. 사진=연합뉴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기검찰 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이원석 제주지검장(사법연수원 27기), 이두봉 인천지검장(25기), 박찬호 광주지검장(연수원 26기) 등이다.

모두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로 윤 당선인의 검찰 재직 당시 소위 그의 ‘라인’으로 분류됐던 검사들이다. 애초 김 전 총장이 임기 완수 의지를 밝힌 데다, 윤 당선인 본인이 총장 재직 시절 정권의 압박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는 생각이 강해 김 전 총장이 새 정부에서도 임기 만료 시까지 총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발해 김 총장이 물러나고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새 정부 출범을 맞게 되면서 차기 총장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먼저 새정부 첫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기수는 23~27기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윤 당선인이 23기이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기인 점을 고려한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해당 기수들에서 윤 당선인과 인연이 있었고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이 물망에 오르는 분위기다.

먼저 연수원 27기인 이원석 제주지검장은 지난 2007년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로 근무할 당시 삼성 비자금 수사팀에 합류해 윤 당선인과 손발을 맞췄다.

지난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면수사하고 2017년 5월 박 전 대통령 첫 재판에 출석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 취임한 직후인 2019년 7월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신뢰하는 후배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두봉 인천지검장. 사진=연합뉴스.
연수원 25기인 이두봉 인천지검장도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재직할 때 1차장검사로 윤 당선인을 보좌해 ‘윤석열 라인’으로 구분됐다. 이 지검장 역시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 취임한 직후인 2019년 7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과학수사부장을 맡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좌천 인사로 대전지검장으로 재직할 때 정권 수사인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다만 이 지검장이 ‘유오성 간첩 조작 사건’으로 최근 공수처에 입건됐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박찬호 광주지검장. 사진=연합뉴스.
연수원 26기인 박찬호 광주지검장은 지난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윤 당선인과 함께 근무하며 그의 신뢰를 얻었다.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 2013년 4대강 담합 의혹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경험한 ‘특수통’ 검사로 평가된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때 2차장 검사를 맡아 그를 보좌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와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 의혹 등 ‘적폐 청산 수사’를 맡으며 윤 당선인의 오른팔로 불린 한 후보자에 비견돼 그의 ‘왼팔’로 불렸다.

검찰 외부에선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 출신 조상준 변호사(연수원 26기)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 때 대검 중수부에서 근무하며 윤 당선인과 본격 인연을 맺었다. 당시 ‘드림팀’으로 회자되던 중수부에 몸담았던 또 다른 이가 한 후보자다.

윤 당선인이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검 형사부장을 맡았던 조 변호사는 윤 당선인의 단순한 참모 이상의 사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조 변호사는 대선 과정에서도 윤 당선인을 측면 지원해 한때 법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차기 정부에서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이 밖에 윤 당선인과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근무하는 등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린 여환섭 대전고검장(연수원 24기)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법조계에서는 차기 정부 첫 검찰총장은 역대 어느 총장보다 힘든 총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검수완박 국면으로 침체된 검찰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검수완박이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검찰의 힘이 대폭 빠진 상황에서 검찰 조직을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총장이 필요하다”며 “또한 김 전 총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총장이 임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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