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들고 항복한 민간인에 '탕'…러시아 군 악행, 드론이 잡아냈다

"쓰러진 남자 차엔 아내와 아이 타고 있었다"
  • 등록 2022-03-17 오전 10:10:57

    수정 2022-03-17 오전 10:10:5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두 손을 번쩍 들고 항복 의사를 밝힌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 러시아 군이 총을 쏴 사살하는 장면이 드론에 포착됐다.

15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ZDF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살해 장면이 담긴 무인기 영상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자원봉사자의 드론 영상 일부를 함께 공개했다.

(사진=ZDF frontal 트위터)
이 자원봉사자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 서쪽의 E40 고속도로를 감시하기 위해 드론을 촬영했다. 촬영 날짜는 지난 7일로, 도로의 북쪽 교외 지역은 러시아 군이 장악한 상태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도로 가장자리 숲 쪽에 러시아군 식별 표식이 그려진 탱크를 확인할 수 있다. 탱크 옆엔 소총을 들고 있는 러시아 군의 실루엣도 함께 보인다.

이때 도로를 달리던 은색 차량 한 대가 속도를 늦추더니 차를 돌려 멈춰 섰고, 운전석에서 한 남성이 황급하게 내렸다. 그는 두 손을 번쩍 든 채 항복의 뜻을 드러냈지만, 이내 곧바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사진=ZDF frontal 트위터)
이후 탱크 쪽에 있던 군인들이 이 남성에게 달려가 그의 손발을 잡고 질질 끌어 도로 가장자리로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 제보자는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손을 들고 항복했지만, 러시아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았다”고 증언했다.

또 영상에 촬영되지 않은 이후 상황에 대해선 “쓰러진 남자의 차엔 아내와 자녀로 보이는 여자와 어린이가 타고 있었다”면서 “군인들은 남자의 시신을 끌고 간 뒤에 여자와 아이를 인근 숲으로 데려갔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성 일행이 타고 온 은색 차량은 군인들이 견인해 불태웠다고도 전해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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