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는 “새해 글로벌 경제의 회복 전망이 강하지만,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채로 인한 우려감이 이를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IF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하강을 극복하기 위해 각 국 정부가 사상 유례없이 부채를 늘려왔고, 그로 인해 글로벌 부채는 작년 말 275조달러로, 한 해 동안에만 무려 17조달러(원화 약 1경8560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는 주로 각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기 위해 자금 조달을 늘린 탓이다.
아울러 2019년 90%에 그쳤던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부채는 작년말 105% 가까이 늘어났다.
실제 2019년에 11조달러 정도였던 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작년 말에 18조달러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또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12개월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2000년 초 닷컴 버블 당시에 거의 다다랐다. 늘어난 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나 불확실한 실적 전망에도 미국 내 하이일드 채권시장은 2016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절대적인 부채 증가뿐 아니라 달러화 표시 부채 증가도 불안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티프틱 이사는 “2013년 테이퍼링 탠트럼(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대혼란) 이후 신흥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 달러화 표시 부채에 대한 의존도를 제한해왔지만, 팬데믹 이후 연준이 2025년 이전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후 달러화가 약세로 가자 많은 신흥국들은 달러화 차입을 더 늘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IIF 집계에 따르면 현재 신흥국들의 총 부채 가운데 10% 정도가 달러화 표시 부채다.
작년 3월에 일시적 시장 마비 이후 유로본드 발행이 많은 신흥국과 프런티어 국가에서 역사상 최고치로 늘어났다. 앞으로도 주요 20개국(G20)의 채무상환 유예 프로그램인 ‘채무원리금 상환 유예 이니셔티브(DSSI) 대상을 포함한 많은 신흥국들이 해외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노리고 있다. 결국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부채를 관리할 수 있느냐가 현재 저금리 환경에서 큰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것.
일대일로사업을 위해 2006년 1조6000억달러였던 해외 대출을 작년 중반에 5조6000억달러까지 늘렸던 중국 국책은행들이 최근 해외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도 위험요소다. 중국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최근 신규 대출을 줄이고 있는데, 이는 저소득 국가에서의 부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미중 간 무역 갈등, 탄소배출이 높은 분야에 대한 중국의 해외 대출에 대한 비판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티프틱 이사는 “각 국이 정부지출 효율성을 높이고 세수나 자금 조달 채널을 다변화하고 부채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여러 정책을 병행해야만 지속 가능한 부채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