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진단·치료 동시에···부작용 낮춘 항암제 개발

암유발 인자 PLK1 표적으로 약물 설계
  • 등록 2020-12-10 오전 9:22:42

    수정 2020-12-10 오전 9:22:42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외 연구진이 부작용을 최소화면서 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표적 항암제를 선보였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방정규 바이오융합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미국 국립암연구소 등과 협력해 이 같은 항암제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단백질 3차원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된 항암제와 마우스를 이용한 항암효과.(자료=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기존 항암제들은 약물 결합 부위가 다양해 암세포만을 목표로 할 수 없었고, 화학적 항암치료로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하는 부작용이 컸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항암제는 암 유발과 관련 있는 폴로유사인산화효소의 폴로 박스 도메인을 목표로 해 부작용이 적고, 암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제로 사용할 수 있다.

방정규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09년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암 유발에 관여하는 PLK1의 폴로 박스 도메인과 결합하는 펩타이드 기반 항암제를 개발하고,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 하지만 펩타이드 기반 약물은 세포 투과성 문제로 임상 적용을 위한 경구 투여를 할 수 없었다.

이번에 개발한 항암제는 기존 3차원 복합 구조를 바탕으로 세포 투과가 가능한 경구용 저분자로 개발했다. 따라서 주사제로 개발되는 일반 항암제와 달리 경구에 투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항암제를 암에 걸린 실험동물에 투여해 암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항암제를 형광 물질과 함께 주입한 결과, 암 부위만을 목표로 초기 암 진단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의약화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지난 10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방정규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유발 단백질의 특정 결합 부위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를 개발해 항암제를 암세포에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암세포 주변 다른 세포까지 파괴하는 항암제의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고, 신규 암 바이오마커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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